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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몽쌍걸]아라홍련
    키퍼링 로그 2020. 2. 16. 13:02
    [운몽쌍걸]아라홍련
    BGM : 도입) ◁ 연속 재생
    아무래도 죽은 것 같습니다.
    후회만 남긴 채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 당신은,
    아직도 난장강에서의 최후를 잊지 못한 채 눈을 감습니다.
    제 아래에 보이는 당신의 시체가 확인 사살을 시켜줍니다.
    귀수들로부터 시체의 흔적을 갉아먹는 모양이 그저 당신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사도를 배운 것이 죄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잘못되었던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모든 게 늦었지만요.
    이런 식으로 인생이 끝날 줄이야.
    아주 허무합니다.
    사도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곱게 죽으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난장강에서의 최후를 맞이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운몽 강씨의 대사형으로 죽을 줄 알았는데.
    당신은 그저 위무선.
    이릉노조 위무선입니다.
    시체를 잡고 우는 주변 사람들 조차 보이지 않는
    암흑만이 보입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을까요.
    아니요, 당신은 예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살 날이 조금이라도 남았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나요.
    :이성 굴려주세요.
    위무선: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위무선."
    어라. 어쩐지 이상하리만치 익숙합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곳에는 온몸이 검은 색으로 도배된,
    강징, 당신의 사제가 서 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칠흑으로 도배된 옷을 한 그가
    왜인지 낯설기만 합니다.
    위무선:안 어울리게 검은색이 뭐야, 강징. 네 보라색 옷들은 어디다 버리고 그런 걸 걸치고 있어?
    강징:네가 그렇게 난장강에서 죽고 시간이 많이 지났어. 내가 비록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 해도 다른 색 옷을 안 입는 것도 아니었잖아. ... 본론은 이게 아니고. (약간은 탐탁지 않는 시선으로 위무선을 잠시 바라봅니다.) 나도 마찬가지로 죽었어. 아무리 금단을 맺어도 죽기는 매한가지잖아.
    그렇게 죽고, 저승사자가 되었지. 웃기는 일이야.
    위무선:뭐? 거짓말 치지 마. 네가 왜 죽어? 말도 안 되는 소리. 장난치는 거라면 널 잡아다 한 대 패줄 거야!
    강징:뭐? 내가 거짓말을 고해서 뭐에 쓴다고!
    위무선:웃기기는, 어처구니가 없군. 강징 맞아? 네가 죽으면, 네가 죽을 리가,
    ....네가 죽을 리가 없는데.

    강징:죽음으로 장난칠 위인으로 보여? 이런 시답지도 않은 장난하는 것도 지겹다, 위무선. 넌 끝까지 제멋대로였어. (살짝 입술을 깨문 채 잠시 노려보던 시선을 돌리고 한숨을 내뱉습니다.) 다시 말할게. 넌 죽었어. 나는 저승사자로서 너를 데리고 가야 돼.

    :아이디어 굴려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먼저 죽은 건 난데, 네가 나를 왜 데리러 와.
    그러고 보니, 당신이 난장 이릉으로 온씨 방계들과 떠나있을 때 기이한 소문을 들었던 게 문득 생각납니다.
    운몽 강씨의 종주가 실종되었다는 소문을요.
    물론, 그 소문은 강 종주가 모습을 들어냄으로써 뜬 소문에 불가했지만요.
    무슨 연관이 있던 걸까요?
    위무선:강징,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말해. 너는 죽으면 안 돼, 이 상황도 말도 안 되고. 어떻게든 돌아가야 돼, 넌.
    강징:네 혼백이 많이 흩어져있어 보통의 사람보다 배는 오래 걸린 거야.
    위무선:(여전히 강징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강징:(작게 한숨을 내쉬며) 위무선.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
    지금은, 그냥 그렇다는 것만 알아둬.
    너도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이 많잖아. 나중에 말해줄 테니까 우선 내 말에 따라.
    위무선:내가 이렇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당장 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강징:닥쳐, 위무선.
    먼저 죽은 놈이 말이 많아.
    위무선:죽은 게 뭐 자랑이라고, 뒤따라 죽은 게 자랑이야? 너라도 살았어야지, 너라도. 네가 그렇게 죽으면 내가 어떻게 저승을 가...
    강징:저승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네가 있었던 난장강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길을 잃으면 곤란해지니 반드시 나와 함께 해야 돼.
    난 이미 저승의 사자로 일하고 있어. 그리고 넌... 너 스스로 죽음을 택한 거잖아.
    나도 너한테 물어볼 게 많으니까 우선 저승으로 가자. 그곳에서 얘기해도 늦지 않아.
    강징은 자신을 저승사자라고 소개합니다.
    어쩐지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말 강징이 죽었던 말인가요?
    위무선:...일단, 알았어. (복잡한 듯 표정이 일그러지고 바뀌고 많이 혼란스러운 모양새입니다.)
    어느 부분인가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고,
    좀더 덤덤해진 것 같습니다.
    강징은 당신이 긍정하여 결국 함께 저승길로 향한다는 대답을 듣자,
    손을 휘저어 문을 만들어냅니다.
    위무선:강징.
    거대한 나무문은 사극에서나 보았던 대궐 혹은 왕이 사는 궁전의 입구처럼 생겼습니다.
    문 안쪽에서는 향긋한 꽃 내음이 납니다.
    :듣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관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의 재질이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말 이승과는 단절되겠지요.
    강징은 당신이 마지막 마음의 준비를 할 때까지 기꺼이 기다려줄 것입니다.
    그렇게 너머로 발을 내딛으면,
    그곳은...
    꽃밭입니다.
    BGM : 능소화 꽃밭)) ◁ 연속 재생
    능소화로 뒤덮인 들판을 마주합니다.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버릴 만큼 향기롭고 황홀한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꽃잎이 흩날리는 광경이 예사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능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크리 1 적립합니다.
    능소화의 꽃말이 문득 뇌리에 스칩니다.
    '명예, 영광,기다림.'
    꽃밭에는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사라집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저승으로 가는 길이었다니.
    당신은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위무선:(꽃말 곱씹다, 쓸쓸하게 미소 짓습니다.) 저승길이 이렇게 예쁘면 다섯 번도 더 죽고 싶어지겠는데, 강징.

    강징:쓸데없는 말 마. (위무선의 말을 듣고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립니다. 그런 식으로 한 번 죽은 것도 모자라 다섯 번이나 죽으려고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지. 씁쓸한 마음이 맴돌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는 말을 잇습니다.) 저승으로 가기 좋아하는 사람이 많겠어? ... 가는 길이라도 아름다워야 그래도 이승에서의 미련을 떨칠 수 있겠지.

    능소화가 가득 피어있는 이 장소는 하늘이 푸르르기 그지 없습니다.
    다음 장소로 향하는 길목에는 작은 정자가 존재하는데,
    정자 바로 옆에는 우물이 존재하고 그 옆에서는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아이들이 뛰어 놀며 노래를 부릅니다.
    위무선: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이 풍경을 걸었다고 생각하니 좀 낫네. (아이들을 자세히 봅니다.)
    그런데, 여기에 온 아이들은 일찍 죽은 아이들이야?

    강징:그럴 수도 있고. 이곳에서의 시간은 멈춰있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저렇게 보여도 우리보다 나이 많을 수도 있다.

    :듣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너도 걸었어?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징:(위무선을 그저 바라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소화야, 소화야, 그 사랑은 믿지 말어라
    다른 사람의 입으로 해쳐질 감정은 믿지를 마라
    소화야, 그 사랑에 빠지지 말아라
    다른 사람에게 속아 널 아프게 하는 감정은 빠지지 마라
    소화야, 소화야, 사랑이 너를 망친다
    소화야, 결국 네가 담장 아래를 택했구나
    그곳에 묻히기를 택했구나
    저승 가는 길목에서라도 임을 만나고자
    서리도 이슬도 전부 감당코자
    :지능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쩐지 이 노래의 내용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능소화의 꽃의 전설이랬던가요?
    :교육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능소화의 전설에 관한 서적을 본 기억이 듭니다.
    옛적에 소화라는 아름다운 궁녀가 임금의 사랑을 받았다.
    :소화는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소화를 시샘하는 여인들로 인해 임금의 발길이 뜸해지고,
    소화는 임금을 기다리다 외로움에 결국 죽고 만다.
    담장가에 묻혀 임금을 기다리겠다 한 소화의 유언에 따라 시녀들이 궁궐 담장가에 소화를 묻어주자
    이 담장에 능소화가 피었다.
    당신은 그 책을 있을 때 슬픈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위무선:(이내 말이 없는 강징을 흘긋 바라보다 비죽 웃습니다.) 여전하기는, 그나저나 저승에서 이런 노래들을 아이들이 부르고 다니다니. 누가 퍼트린 거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텐데.
    강징:글쎄. 주변이 능소화로 깔렸으니 ... 풍취에 맞는 노래를 부른 거일 수도 있잖아. 정 궁금하면 가까이 가 보던가.
    위무선:아이들한테? 그래도 돼?
    강징:마음대로 해.
    위무선:유하네. 그 성질은 늘 안 풀릴 줄 알았더니. 어째 어른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
    애들아!! (곧장 아이들한테 뛰어갑니다.)
    강징:(뛰어가는 위무선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 이내 뒤따라 갑니다.)
    아이들이 있는 정자로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오는 당신을 바라보고는, 재빨리 사라져버립니다.
    위무선:엇, 어. 어디 가? 저기 애들아!
    강징, 나 얼굴이 못생겨졌나? 뭐 추해졌어? 왜 피하지?
    이래 봬도 공자방 4위 얼굴인데, 나를 싫어하는 어린애는 본 적이 거의 없는데 말이야.
    강징:관둬. 저들은 혼백이라 잡는 게 더 일이야. (위무선의 말을 듣고는 잠시 얼굴을 바라봅니다.) 사도를 익혀서 얼굴이 푹 삭기야 했어. 네 그 암울한 기운에 겁이라도 먹고 사라진 것일 수도 있지.
    이렇게 된 거 정자에서 잠시 쉬어가도록 해.
    이렇게 쉴 일도 없었잖아, 너.
    위무선:거짓말, 사도를 익혔을 때 내가 거울 하나 안 본 줄 알고. 그때도 여즉 잘생긴 얼굴이었어. 나보다 한 순위 아래라서 괜히 비죽이는 건 아니겠지, 강징~
    강징:집 같지도 않은 곳에 처박혀서 주술이나 만들고...
    시끄러워. 겨우 한 단계 높다고 기고만장해하지 마.
    위무선:이렇게 쉴 일, 없긴 했어도. 하나부터 열 가지 다 힘이 들고 그랬던 건 아니었어. 물론 연화오가 그립기는 했지. 그래도 그럴만한 처지가 아니라는 건 알았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러게 누가 그렇게까지 힘 써서 몰아내라고 그랬냐.
    덕분에 며칠을 앓았던 거 같다, 며칠이 뭐야?
    몇 달, 아니다 몇 년!

    강징:하나부터 열까지 안 힘들기는. 네가 자처한 거야. 위무선. 같이 운몽의 쌍걸이 되자고 할 때는 언제고 ... 너 기억은 해? 죽었다고 네가 말은 것을 모조리 잊기라도 하면 정말 칼로 네 심장을 찔러버릴 테니 똑바로 말해. 그리우면 넌 나에게, 아니. 누나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됐어. (짓이기듯이 말을 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강징의 낯이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힘 안 써서 몰아냈다면? 기껏 재건하고 있던 나의 집은. 우리의 집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잖아. 더욱히 누나는 이제 금자헌과 결혼까지 한 상태였어. 네 한 사람의 선택으로 몇 사람이 피해를 본 건지 알기나 해?!

    ...됐어. 모두 지난 일이야.
    위무선:(염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흠칫 놀랍니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고 불안감과 죄책감에 입을 몇 번 열었다 다뭅니다.)
    (아직도 난장강이 앞에 펼쳐져 있는 듯 합니다. 피와 어리석었던 모든 이들의 욕망으로 점철된 그 장소가 다시금 떠오릅니다.)
    그러니까, 아무튼.
    그렇게 되었어도, 너는 살았어야지. 왜 나랑 이러고 있는 건데?
    왜 죽은 거냐고!

    강징:... 말하기 싫은 거 한두 가지씩은 갖고 있는 거잖아. 너도 나한테 숨기는 게 있을 테고. 자세하게 캐묻지 마. 넌 똑똑하니 곧 눈치야 채겠지만.

    위무선:(결국 저가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린 것 같습니다.) 네 입으로 말해야 할 거야. 내가 눈치채기 전에 네 입으로 고해야 할 거라고.
    정자에서 그렇게 강징과 대화를 하던 당신은,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리는 강징에 답답한 마음만 듭니다.
    :관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크리 소모하여 재시도 가능합니다.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자 밑에서 삐죽 튀어나온 책자를 발견합니다.
    위무선:(입을 꼭 다문 채 아무말 하지 않는 강징을 지켜보다 고개를 떨굽니다. 정자 밑에서 삐죽 튀어나온 책자를 발견하고 손을 뻗어 들어올립니다.) 이건, 뭐지?
    책자는 대체로 알아보기 힘든 언어로 잔뜩 적혀 있지만 간혹 가다 당신이 아는 언어도 나옵니다.
    :모국어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언어(모국어)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자를 보니, 당신의 이름이 적힌 것을 발견합니다.
    아무래도 이건 죽은 이들의 이름을 적은 것 같습니다.
    위무선:(책자를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세계 각지의 죽은 이들의 이름인 걸까요?
    이름들이 모두 이 한 책에만 담겨 있는 것을 아닐테고,
    다른 책들이 있는 서고가 따로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당신이 책자를 좀더 자세히 살피자,
    위무선:(눈으로 책자를 더듬어, 강징과 염리 그외에 아는 이름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상하게도 강징.
    강만음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는 건...
    강징이 죽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인지...
    묘한 생각이 듭니다.
    위무선:(강징에게 심리학을 쓰고 싶습니다.)
    :심리할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징은 당신을 볼 때마다 불편한 얼굴을 합니다.
    당신이 죽기 전, 저질렀던 일에 대한 원망일까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저런 표정은 너무하지 않나 싶습니다.
    위무선:근데, 하필이면 내 저승길을 왜 네가 봐주러 왔대. 하기 싫다고 꾀병이라도 부리지 그랬어.
    강징:너니까 내가 하겠다고 자처한 거야, 위무선.
    위무선:(너는 나 미워하잖아, 목끝까지 차올랐던 말이 삼켜집니다.)
    봄마다 연화오에서 꽃놀이를 했던 게 그리우면 말을 하지 그랬냐? 그럼 몰래라도 찾아가 매년마다 해줬을 건데.
    하여간, 강징. 너는 솔직하지 못해서 탈이라니까.
    꽃을 엮어다가 화관을 만들어 사저에게 주면 좋아할 텐데.

    강징:(말을 하려다 이내 마는 위무선의 그 태도에 환멸까지 납니다. 늘 자신의 사형은 같은 태도를 고집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이겨낼 수 있다는 듯 의연하게 행동하고는 ... 끝내 스스로도 잃어버리는 비참한 그 행태에 입가에 싸늘한 조소가 지어집니다. 한결같군.) 말이라도 못 하면 말을 안 해. 네가 그곳을 나올 수 있다고? (약간 붉어진 눈으로 위무선을 바라봅니다.) 몰래 찾아가는 건 의미 없어. 솔직하지 못한 건 누군데? ... 나한테 할 말이라고 생각해?

    누나느, 널 마지막까지 그리워했어.
    넌 그런, 누나를 배신한 거야. 위무선.
    위무선:늘 연화오에서 머무는 건 무리였더라도 사람들 눈을 속여 가는 건 가능했을 거야. 내가 누구야, 그랬어도 연화오의...아무튼 훌륭한 공자였잖아. (연화오의 대사형은, 더는 할 수 없는 거겠지. 말을 이으려다가 염리의 이야기에 또 말문이 막힙니다. 저가 잘못한 게 맞았습니다. 거기서 더 최선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일이 돼 버린 건 영락없이 본인의 잘못이라 변명할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그래.
    내 잘못이지.
    미안해, 여란에게도 너에게도.
    (이렇게 사과한다고 한들 돌이킬 수 있는 것이 단 한 개도 없겠지, 문득 금릉이 걱정됩니다.) 너도 없고 사저도 없으면 여란은, 강징 넌 언제 죽은 거야?
    강징:솔직히 말하지. 네가 남망기를 구하기 위해 온조를 공격함으로써 연화오는 한번 불타 없어졌어. 그리고, 나의 부모님도 ... (잠시 눈을 감고는 불타던 연화오를 생각합니다. 연꽃이 만개하던 연화오. 자신보다 위무선을 더 챙겨주었던 아버지. ... 위무선 보다 못한 수련 경지에 탐탁지 않아 했던 어머니. 그럼에도 연꽃 향이 풍기던 연화의 풍경은 자신의 자랑이자 고향이었다. 위무선의 행동은 핑계일지도 몰라.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이런 핑계라도 대지 않았다면 나의 원망은 하늘을 향하면 되는 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쫓아가던 기산 온씨의 무리들의 시선을 이끌기 위해 나섰다 금단을 잃은 일까지. 위무선 넌 나에게 준 것도 많지만 그만큼 잃게 한 것도 많아. 원망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위무선을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나의 누나는. 널 끝까지 애정했지. 참 대단한 일이야. ... 친 동생 보다도 널 더 애정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훌륭한 공자였지. 그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야.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말하지 마.
    다 끝난 일이고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위무선:헛소리 하지 마. 사저는, 사저는 누구를 더 할 것 없이 아꼈어. 한 번만 더 그런 소리를 입 밖으로 내밀면 패 버릴 거야!

    강징:네가 금릉을 걱정하는 것도 웃기군. (분노에 서려 떨려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말합니다.) 걱정 마. 네가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종주직을 이어 받아 잘 견뎌내고 있으니까.

    위무선:내가 죽고 몇 년이 흘러 네가 이렇게 된 거야.
    그것만이라도 말해줘.
    (강징의 눈을 피하고는 말을 내뱉습니다.)
    강징은 그런 위무선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능소화 꽃밭만을 바라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습니다.
    새파란 하늘
    늘어진 꽃들
    허공에 떠다니는 꽃잎,
    정자와 우물,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
    :아이디어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우물을 발견합니다.
    우물은 상당히 깊으며 둘레박이 옆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물에 두레박을 던져 보면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풍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위무선:(우물을 향해 다가갑니다.)
    두레박을 당겨 물을 뜨면 물은 참 맑고 깨끗합니다.
    강징:능소화 꽃밭을 관리하기 위한 물이야.
    지하수를 마시면 점점 저승에 더 가까운 인물이 되지.
    먹고 싶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아.
    위무선:마셔봤어?
    강징:마음대로 생각해.
    위무선:나는 그 일이 있은 직후 아흐레도 지나지 않은 거 같아. 금릉이 종주직을 받았으면 몇십 년이 흐른 것 같은데.
    그때 너 실종 되었다고, 헛소문 돌았을 때 있잖아.
    어딜 다녀온 거야?
    강징:... 이제 시간이 다 됐어.
    다음 장소로 이동하지.
    위무선:피하지 마.
    문득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까, 저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위무선:너!
    처음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궁궐의 대문 같은 나무 문입니다.
    이제 또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는 의미인 듯 합니다.
    :이성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어렴풋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남아있음을 자각합니다.
    이대로 죽기에는,
    위무선:네가 그냥 죽었다고 나는 생각 못해.
    너무 원동합니다. 강징이 자신에게 무언갈 숨기는 것 같지만.
    그저 입만 다물고 있으니 답답한 심정만 가중됩니다.
    위무선:너는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야. 나한테도 모두에게도.
    너는, 강징.
    강징:.... 이미 죽은 놈이 말이 많아.
    위무선, 너 아직 살고 싶어?
    위무선:그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끝을 흐립니다.)
    아무튼, 피하지 마. 강만음.
    강징:피한다고 하지 마.
    위무선:피하는 거잖아.
    강징:위무선, 자각해. 넌 죽은 사람이야.
    잊지 마.
    위무선:죽었기 때문에, 네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더욱 미쳐버릴 거 같아.
    내 죽음으로 말로를 맞았어야 해.
    내 죽음이 끝이었어야 해.
    알아?
    강징:몰라.
    위무선:강징!
    강징은 위무선을 뒤로하고는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당신에게 죽었다고 말하는 강징이 꼭,
    스스로에게 각인 시키는 듯합니다.
    위무선:(한참을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한숨을 푹 쉬고 열이 받은 얼굴로 걸어들어갑니다.)
    BGM : 석산화 꽃밭 ◁ 연속 재생
    석산화.
    다른 이름으로는 피안화.
    이 피안화가 핀 장소는 아까보다 훨씬 더,
    아, 저승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발치에는 잔디와 무수히 많은 꽃들이 스치지만 돌길이 나 있는게,
    꼭 폐허가 되어 자연에 침식 당한 궁전을 마주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사방에는 무너진 건축물과 나무가 존재합니다.
    버드 나무 끝에는 시냇물이 졸졸졸.
    물 아래에는 송사리들이 춤 추듯 돌아다니고,
    옆에는 커다란 책장들이 드문 드문 놓여 있습니다.
    위무선:(책장을 향해 다가가, 정자 밑에서 본 책자처럼 생긴 것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책장을 보면,
    어디까지 솟아난 건지 모를 정도로 높기만 합니다.
    이걸 읽고 책을 빼낼 수 있는 사람들은 저승에서 일하는 이들이겠지요?
    이 책장에 꽂힌 책들은 죽은 이들의 명부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적힌 책들입니다.
    정자 아래에서 본 책이 떠오르네요.
    위무선:(책 한 권을 꺼내봅니다.)
    당신은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식물학에 관련된 책입니다.
    위무선:(석산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지 봅니다.)
    책을 읽으며 석산화의 꽃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룰 수 없는 사랑.
    잎과 꽃이 서로 다른 시기에 만나지 못하는 연인에 빗댄다 하는 꽃입니다.
    다름 이름으로는 꽃무릇이라 했죠.
    조금씩 빛이 흐릿해져가는 하늘 아래에서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스치고,
    강징의 머리칼 또한 스칩니다.
    바람을 타고 오는 꽃 향기가 향수라도 불러 일으키는지 어쩐지 슬픔이 당신을 강타합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던 강징에게서 예전과 같은 목소리가 얹힙니다.
    강징:괜찮아?
    위무선:(전과 같은 목소리에 한 대 맞은 듯 대답할 생각도 못하고 강징을 그저 바라봅니다.)
    강징의 목소리를 들으니 과거가 자꾸 들추어집니다.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건 강징과 얽혔던 추억들.
    같이 연을 쏘아 다니던 길.
    연화오의 강가에서 연밥을 서리한 일.
    귀수를 퇴치하며, 운몽의 이름을 드높혔던 일들.
    모두 살아 있기에 가능했던 일들입니다.
    죽은 이래 강징과 다시 그 시절을 재연할 수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사후 세계가 어떻게 되었든,
    환생이 이루어지든 이대로 목숨이 끝나든.
    다신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것이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산 자의 세계와,
    아름답기 짝이 없지만 동시에 잔인한 죽은 이의 세계는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은 이별을 뜻하겠지요.
    생자의 나날에 고하는 이별.

    이 아름다운 장소는 그런 당신의 끝을 기리고 위로하는 넋이라도 되는 것인지요.

    위무선:아. (눈물이 뚝, 볼을 타고 떨어짐을 시작으로 물줄기가 계속해서 제 눈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황급하게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습니다. 추억이 커다란 추가 되어 짓누르는 느낌에 힘겹게 한숨을 토해냅니다.)
    강징:(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눈물을 흘리는 위무선을 바라봅니다. 그대로 굳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당신이 한숨을 토해내고 나서야 움찔, 손을 잠시 뻗다 이내 다시 돌립니다. ) 뭘 울긴 울어.
    위무선:(책임은 오롯한 제 몫으로 나의 죽음이 마침표가 되길 바랐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되지 못해 소중한 사람들 모두를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강징의 얼굴을 도무지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 시선을 돌리며 억지로 웃습니다.) 감히 본노조에게 울었다고 한 거야? 내가 언제 울었다고...
    이릉노조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인데 눈물이 가당키나 하겠어요? 강종주님!

    강징:(위무선의 말을 듣고 분노한 기색으로 성큼 다가와 그대로 멱살을 쥐어 듭니다.) 웃기는 말 하지 마. (위무선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을 바라보며 거칠게 그대로 내팽개칩니다.) 이건 뭔데? 이 순간조차 뻔뻔하게 나가려고? 똑바로 봐. 내가 널 외면하더라도 너는 날 외면하면 안 돼.

    이미, 다 끝난 일이잖아. 이제 와서 죄책감이라도 갖는 거야? 아까부터 말하잖아! 그런 건 ... (입술을 짓이기며 말합니다.) 이제 필요 없어. 모두. 넌 이미 죽었잖아. 위영.
    본노조라는 말을 칭하고 싶었다면 넌 살아 돌아왔어야 됐어. 알아?!
    위무선:그러니까, 그러니까. (주저 앉은 채로 강징을 노려보다 빠르게 일어나 다시 강징의 멱살을 잡습니다.) 왜 죽은 거냐고, 왜 죽은 거냐고. 왜 말을 안 해주는 거야. 죽은 네게 배웅이라도 받으면 내가 마음이 편할 줄 알았어? 너는 왜 항상! 이번에도 그랬겠지. 감당 못할 일을 저질렀지! 내가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조심하라고 그렇게.
    그렇게 말했는데...
    네가 어떻게 죽을 수가 있어.
    나는 평생을 어디다가 둔 건지. 의미가 있었던 건지. 내가 거기서 뭘 했어야 더 나은 결말이 될 수 있었던 건지.
    그보다도 절망적인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구나 생각했어.
    그런데 네가 죽어서 나를 데리러 와?
    위무선:어떻게 네가 나를 데리러 와!

    강징:(멱살을 쥔 위무선을 잔뜩 붉어진 눈으로 올려보다 멱살을 쥔 손을 강하게 쥡니다.) 왜 죽었냐고? 왜 죽었냐고?! 먼저 죽은 놈이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네 죽음은 선택으로 행해졌으면서?! 그렇게 말도 없이, 난장강 밑으로 추락하던 널 내가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 그건 악몽이었어. 네가 그렇게 사라진 뒤로 미련만 남았지. 내 곁에 남은 건... 최후까지 너여야만 했는데... 감당 못할 짓?(고개를 돌려 헛웃음을 짓습니다.) 지금 누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손을 강하게 떼어 놓은 채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게, 왜, 사도를 익힌 거야. 위무선. 왜. 왜! 멀쩡한 길을 두고 사도를 익힌 거냐고.

    위무선:내 죽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한 개도 없더라도 더는 잃는 건 없었어야 했어. 강징. (핏발이 선 눈이 떨궈진 강징의 머리로 향합니다. 사도를 익힌 이유는 평생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는 그에게 최악을 안겨줄 수는 없으니까요. ) 내겐 멀쩡한 길도 없었지만 사도는 상관 없는 일이야.
    강징, 그러니까.
    강징:네 죽음으로 잃는 건 주변 사람들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위무선.
    위무선:그만, 그만하자. 말해줄 의향이 여전히 없어 보이네. 뭐가 네 고집을 그렇게 당기고 있는지.
    너는 어릴 때부터 고집과 자존심이 세서 한 번 정한 건 번복하려 들지 않았지.
    지금 심정으로는 네 입을 억지로라도 열어서 인과를 알고 싶어.
    (눈물을 닦고 지친 기색으로 책장에 있는 책 몇 권을 더 살펴봅니다.)
    강징:(위무선의 말에 그저 고개를 숙이며 답하지 않습니다. 책장으로 이동하는 뒷모습을 그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은 지친 기색으로 책장을 좀 더 뒤집니다.
    그때,
    강징의 이름이 적힌 책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위무선:(빠르게 책을 꺼내 펼쳐 봅니다.)
    당신은 빠르게 강징의 이름이 적힌 책을 발견해 펼집니다.
    물론, 당신의 행동에 놀란 듯 달려온, 강징에 강제로 덮게 되지만요.
    그런데,
    어라?
    미래 란이 있음을 얼핏 발견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위무선:(강징을 밀칩니다.)
    제 아무리 저승사자라 하여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닐 텐데,
    어떻게 미래가 존재할 수 있는 거지요?
    강징은 이미 자신의 책자를 강하게 손에 쥔 채 당신을 노려보고 있을 뿐입니다.
    위무선:놔.
    강징:뭘 놔.
    위무선:지금 손에 쥐고 있는 거. 놓으라고.
    강징:정 궁금하면 네 책이나 봐!
    위무선:강만음!
    강징:왜 남의 , 책을.
    위무선:네가 내게 거짓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이 들기는 했어.
    너는 안 죽었어.
    내 말이 맞지.
    돌아가. 지금 당장 돌아가.
    부탁이야, 돌아가.
    다시 그 문을 넘어서면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강징:그건 내 선택이야. 강요하지 마.
    네가 이제 와서 뭐라고 ...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인지. 신경쓰지 말고. 네 죽음이나 받아들여.
    위무선:계속 말 그렇게 할래? 똑바로 말해. 말 못하겠으면 손 놔.
    내가 장난치는 걸로 보여?
    강징:반대로 묻지.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이냐?
    위무선:아직도 치기 어린 그 철없던 시절에서 못 벗어난 거야?
    너는 왜 자꾸 말을 안 듣고!
    강징:...어차피 곧 알게 될 거야.
    위무선:(책자를 꼭 쥐어 당깁니다.)
    강징:곧 저승도 끝이니까.
    위무선:곧 알게 되면 늦었을 거야.
    놔.
    강징:(그대로 서 자신의 책을 산산히 찢어버리고는 위무선을 향해 비릿하게 웃습니다.) 놨어. 됐냐?
    위무선:(분노에 찬 얼굴로 강징에게 주먹을 휘두릅니다.) 너!
    강징:(휘두르는 주먹에 얼굴을 부여잡고는 반 걸음 뒷걸음질 칩니다. 맞은 얼굴이 아려오지만 아랑꼿하지 않은 상태로 발을 들어 위무선의 명치를 가격합니다.) 알려고 하지 마, 제발!
    위무선:(가격된 명치에 허리가 숙여진 채로 기침을 토해냅니다. 다시 강징에게 다가가 멱살을 쥐고 흔듭니다.) 내가 어떻게 몰라! 내가! 당장 말하지 않으면 더 때릴 거야. 몇 대 더 맞고 말할 거야!?
    강징:몇 대를 맞아도 내가 하는 말이 달라지는 일은 없어. 저승에서 팔 다리 하나 부서지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것 같아? (자신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 위무선을 노려보며 말합니다.)
    위무선:(억세게 쥔 멱살을 내팽겨칩니다.) 약속해, 위험한 일이 아니라고 약속해!
    지금 네가 하고자 하는 거, 했었던 거 모조리 위험하지 않았다고 단언해!
    강징:네가 내 말에 그대로 따라준다면 내가 위험한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
    이건 사실이니까.
    위무선:(이제서야 안심한 듯 하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치우지는 못합니다.) 때려서 미안해. 가자.
    강징:그리고 다짜고짜 멱살 쥐고 사람 패는 짓좀 작작해.
    위무선:아팠어?
    선선이가 호 해줄게.
    강징:닥쳐.
    꺼져!
    위무선:(책장에 제 이름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합니다.)
    부끄러워 하기는. 어릴 때 내가 네 다친 곳에 호~해줬던 것만 세어도 백 번은 넘을 거다, 강징!
    책장에서 당신의 이름을 발견합니다.
    위무선:(책을 꺼내 읽습니다.)
    :관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크리 소모하여 재시도 가능합니다.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펼쳐보면,
    당연하게도 미래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당신에게는 더 이상 살아서 이룰 수 있는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과거를 짚어봅니다.
    행복했던 날이 있었던가 하면...
    그와 비례하여 슬픈 날도 있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강징의 이름들.
    :이성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서
    살아있던 나날들을 향한 향수가 짙어지며
    살고 싶다는 마음이 마구 솟구칩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가만 뺨이 젖는 것이 정말 눈물을 흘리는 모양입니다.
    후회인걸지도 모릅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강징은 회의감이 드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볼 뿐입니다.
    강징:궁상맞게 굴지 말고, 가자.
    넌 우는 거 못 생겨서 보기 싫어.
    위무선:아,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 운다는데 나는 죽었으니까 괜찮은 거다? 내가 울면 공자방 3위까지는 단언할 수 있지. 잘생겼으니까. (쓰게 웃으며 강징을 쫓아갑니다.)
    강징을 쫓아갈무렵, 저 멀리에 마을이라도 있는 걸까요.
    민요가 흘러옵니다.
    :보름달이 성스럽게 빛이 나네
    사랑하는 임이 비밀스레 찾아오실 때에는
    조그만 구름 속에 숨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쿠에 아사자키, 오보쿠리~에에우미 中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끼이익, 하는 소리가 납니다.
    다음 장소로 향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입니다.
    가만 보니 노래가 저 문 안에서 들려오는 것도 같습니다.
    문득 바라본 강징의 표정은 더 없이 복잡해 보입니다.
    BGM : 개나리 마을 ◁ 연속 재생
    과연, 정말로 마을이 존재했습니다.
    당연히 산 자들의 마을은 아니겠지요.
    곳곳에는 형체를 보기 힘든 투명한 이들이 개나리 꽃 옆에서 웃음을 터트립니다.
    모습이 없다지만 꺼림칙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담장 너머에는 기와집, 초가집이 존재합니다.
    얼기설기 얽힌 짚단과 마루,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
    앞으로 향하는 오솔길 바닥은 흙바닥, 빨래줄에 걸려있는 하얀색 이불보들.
    옆에는 개나리,
    개나리,
    그리고 개나리.
    아까까지만 해도 새파랗던 하늘은 어느 새 노을로 뒤덮였습니다.
    붉은 자욱이 먹물처럼 번지고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어쩐지 기분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노을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개나리 꽃잎은 노란색과 붉은색이 뒤섞였습니다.
    위무선:표정이 왜 그래? 이런 노래에 관심 있어? 하기야, 이상형이 까다로운 탓에 그 나이 되도록 동자일 것 같다.
    :듣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징:내 표정이 어떻기에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거지? ... 내 나이가 몇 살인지도 모르면서.
    어디선가 밥 짓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위무선:금릉이 종주 될 나이면 꽤 먹었겠지 너도.
    늙은 여인의 목소리. 하지만 힘 있고 꺾이는 듯한 소리입니다.
    :기다려주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네
    이 말을 전해주지 않겠나
    나를 위해, 사랑하는 이에게 말일세
    "날아다니는 새도 목적을 가지고 납니다
    나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당신의 온화한 마음에

    눈치 채지도 못하고
    깊이 사랑에 빠졌습니다
    강징:개나리 꽃말이 뭔지 알아?
    위무선:알았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뭐였지?
    강징:모르는군.
    위무선:강징이 알려주면 되지.
    강징:희망, 기대, 깊은 정, 달성이야.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니까 넘어가. 그보다, 위무선. 배 안 고파?
    위무선:연근갈비탕이 먹고 싶긴 해.
    그래도 말 나왔으니 알려줘.
    뭐 얽힌 얘기는 없나?
    죽은 이도 공복을 느끼던가요?
    하지만 강징의 물음에 당신은 연근 갈비탕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이한 일입니다.
    위무선:(지능 굴려봐도 되나요?)
    :(굴려 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크리 1 적립합니다.
    강징의 물음에 연근 갈비탕이 먹고 싶다 말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정말로 먹을 게 필요하다는 허기가 미약하게 당신에게도 감지됩니다.
    어째서일까요. 당신은 이미 죽었는데 말이죠.
    강징:그런 이야기 몰라.
    위무선:재미없기는, 그런 걸 알아야 낭자들이랑도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연정 나누고 그러는 거지.
    마을 내부 커다란 기와집에 들어가면 마루 한 가운데에 기다렸다는 듯이 1인분의 밥상이 차려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강징:새삼스럽게 너와 연정을 나눈다니 그게 더 웃겨.
    당신이 먹고 싶다 말했던 연근 갈비탕입니다.
    위무선:연근 갈비탕이다!
    완전히 저승에 도착하면 이제 이런 음식도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요?
    위무선:(밥상을 향해 다가갑니다.) 근데 1인분 뿐이네.
    그리 생각하니 어쩐지 아까보다 더 슬퍼지려고 합니다.
    강징:됐어. 너 먹어.
    위무선:같이 먹어.
    배고프잖아.
    나야 원래 죽었으니 안 먹고 들어가나 먹고 들어가나지만.
    그래도 아예 안 먹긴 싫으니까, 나눠 먹자!
    강징:안 고파 네가 고플까 봐 말한 거지.
    (위무선의 말에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알았어.
    같이 먹는 걸로 해.
    위무선:(한 숟갈을 떠서 무턱대고 강징 입에 쑤셔 넣습니다.) 오냐~
    강징:(입에 쑤셔 넣는 위무선을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흘기며 음식을 먹습니다.)
    :정신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징이 먹은 걸 확인하고 그제서야 본인도 한 숟가락 떠서 먹습니다.) 맛은, 그래도 사저 표 연근갈비탕이 제일이네.
    살아있던 시절의 사저의 연근 갈비탕이 떠올라 울컥합니다.
    앞에서 가만히 당신을 지켜보는 강징은 음식을 먹는 당신의 모습을 응시할 뿐입니다.
    생전의 추억을 회상하기라도 하는 걸까요.
    저 멀리 기와 지붕 너머에는 밥 짓는 연기가 나고, 하늘은 파란색과 붉음이 뒤섞이고, 수채화가 번진 듯한 구름들이 떠 다니고…….
    강징:넌 늘 연근만 많이 주더라.
    위무선:근데 죽은 사람도 허기를 느끼던가, 먹다 보니 더 먹고 싶고 욕심 나.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말합니다.)
    아니, 그건.
    예전에 사저가 어쩌다가 너한테만 갈비 몰아주고 나는 연근 몰아줘서.
    네 건 갈비갈비탕인데 나만 연근연근탕이었던 거 기억 나?
    강징:(위무선을 말을 듣고는 약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한숨을 내뱉습니다.) 정신이 피곤해서 일 수도 있어. 넌, 그 긴 세월을 혼백으로 지내왔잖아.
    그래서? (살짝 눈을 가늘게 뜬 채 위무선을 바라봅니다.) 복수라도 하는 거냐?
    네가 분명 밉보일 행동을 한 거겠지!
    그리고 말 좀 과장하지 마. 네 연근 갈비탕에 늘 고기 한 점 더 많았어.
    위무선:(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강징을 보다 등을 두어번 칩니다.) 표정!
    내가 사저한테 밉보일 행동을 언제 했어? 내가 너무 동서남북 할 것 없이 돌아다녀서 내 얼굴을 못 봐 사저가 힘들었던 거라면...그건 이해해야지. 나를 미워할 만 해.
    강징:(먹던 연근 갈비탕이 그대로 나올 뻔한 것을 가까스레 막으며 표정을 구긴 채 위무선을 노려봅니다.) 야!
    사람이 먹고 있는 데 등을 치면 어떡하라는 거야.
    이럴 거면 주지를 말든가!
    위무선:막 세게 친 것도 아닌데, 왜 그래? 강낭자! (놀리는 어투로 히죽 웃으며 내뱉더니 몸을 강징에게 기울여 말을 늘입니다) 아니이~ 당연히 먹어야지 먹어, 먹어!
    강징:네 행동 그 자체가 꼴불견이야! 사방팔방 미친 망아지같이 행동하는 건 너라고. 괜히 네 행동을 내가 했다는 양하지 마.
    누구보고 강난자래!(흥분으로 붉어진 얼굴로 위무선을 바라보다 숟가락을 들어 가장 큰 연근을 그대로 위무선의 입에 쑤셔 넣어줍니다.)
    많이 먹어라. 저승으로 가기 전 마지막 음식이라 생각하고.
    위무선:그래그래, 내가 다 잘못했다. 저승에서 우부인이랑 사부를 보면 내가 무릎 꿇고 사죄하고 네 자랑을 늘여놓을게. 아악! (입이 연근에 막혀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빠르게 씹어 넘깁니다.) 저승 가기 전에 연근으로 목 막혀서 걸어갈 거 어검으로 가게 생겼네!
    강징:걱정 마. 저승에서 두 번 죽는 일 없으니까.
    위무선:여기 근데 음식은 누가 했을까?
    내가 오는 걸 생각이라도 한 듯 딱 연근갈비탕을 쥐어주네!
    저승 관리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굉장히 센스있는 사람들인가봐.
    분별력이 있는 사람일 거야, 필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맛있게 먹었습니다~
    강징:음식 내가 했어. 애초에 누나와 비슷하게 연근 갈비탕 만들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잖아. 그래, 맛있게 먹었으면 이제 가자. 배도 채웠잖아.
    위무선:?
    (사저보다 못했다고 말했던 지옥의 주둥이가 다시금 떠올라 아차 싶습니다.) 어쩐지 사저의 연근갈비탕이랑 똑같다고 할 만큼 맛있는 탕이었더라,
    강징:(살짝 위무선을 흘겨 보고는 고개를 젓습니다.)
    위무선:하하, 강징! 맛있게 잘 먹은 거 알지?
    그렇게 강징과 대화를 하다보면 얼핏 강징의 얼굴이 점차 변합니다.
    갑자기 말을 끊고 침묵하던 강징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강징:살고 싶어?
    위무선:그게 남을 희생하는 일이라면 그냥 죽고 싶어.
    누군가를 딛고 살고 싶지는 않아.
    새삼스럽게 다시 말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네 형제가 되고 싶고, 사저의 동생이 되고 싶어.
    강징:...난 다시 태어나면 네 형제 안 할 거야.
    그냥 서로 모르는 사이해.
    위무선:하기사, 나랑 다시 하고 싶겠어? 그렇다면 친구로라도. 그건 어때! (애써 웃습니다.)
    야!
    강징:너 같은 골칫덩어리 내 곁에 있는 꼴 보면 내 환생이 암울하잖아.
    위무선:다음생에도 이럴 거란 건 없잖아. 그때는 워낙에 난세였고 내가 굽힐 줄을 몰라서 부러진 거지.
    아무도 희생하지 않는 결말이 있었을까, 난 지금도 생각해.
    강징:그런 가설 지금 세워봤자 늦었잖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잠시 위무선을 바라보다 등을 밉니다.) 문 열렸어. 이제 가자. ... 곧 끝나.
    위무선:알았어, 재촉하지 마. 불안해.
    다음 장소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습니다.
    문 너머에서는 달빛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위무선:(주변을 둘러봅니다.)
    BGM : 붉은 연못 ◁ 연속 재생
    문 안으로 들어서면 달빛이 비춥니다.
    완연히 밤이 되어버린 이 장소에는 연못과 다리, 마지막 문이 존재합니다.
    연못 위에는 붉은 연꽃이 가득합니다.
    확실하게 이승의 것이 아니라고 확신할 만큼 황홀한 모습입니다.
    달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붉은 꽃이 유유히 연못 위에 떠 있습니다.
    위무선:(연못을 들여다 봅니다.) 예쁘다.
    연못에 홀린 듯 가까이 다가갑니다.
    이건, 너무 아름다워요.
    생애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본 적이 있을까요.
    핏빛 같은 색채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완전히 연꽃에 눈길을 빼앗기고 맙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이 연못의 다리를 건너면,
    당신은 확실하게 죽은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관찰 롤 굴려 주세요.
    위무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못을 잠시 바라보고 있을 때
    연못에 무언가 비춰지는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안에는...
    연못 안으로 추락하는 강징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놀라 돌아보면 강징은 여전히 그곳에 서 있을 뿐입니다.
    붉은 연꽃을 응시하면서,
    당신을 기다리면서.
    다시 연못을 바라보면 연못 속에 풍덩, 빠지는 건.
    강징입니다.
    위무선:(지능 굴리고 싶습니다.)
    연못 위에서 강징을 잡아먹을 듯이 구는 귀수들.
    :굴려 주세요.
    위무선: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저 귀수들이 강징을 연못에 빠트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귀수를 부리는 자의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듯합니다.
    시체를 끌어올려.
    제물로 바치자.
    하지만 이내 죽음에다다르기 직전
    강징을 향해 등장하는 저승의 왕.
    그가 강징을 살리고 기회를 주는 장면.
    그 내용은.
    그 내용은 ......
    강징:너를 저승으로 데리고 가는 거야.
    위무선.
    등뒤에서 강징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위무선:다행이다.
    어둠에 가려져 달빛을 등지고 서 있는 강징의 표정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위무선:다시 돌아갈 수 있어서.
    네가 다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야.
    금릉의 얘기를 좀 해줄래, 남잠은 어쩌고 살고 있어? 아, 회상은?
    강징:.... 그런 것만 궁금한 거야?
    왜 내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건지 알게 됐잖아.
    위무선: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이미 죽은 몸이 맞고.
    너는 산 사람인데.
    각자 맞는 위치를 찾아가는 거지.
    미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야. 그렇지만 그 미련은 지금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제가 현재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그나마 다 이뤄진 거 같아.
    다행이야, 아무튼 너는 왜 사람 걱정을 시켜가지고!
    강징:난 이승으로 돌아가기 위해 널 정말 저승에 두고 갈 거야! 왜 원망하지 않냐고.
    위무선:(주먹으로 어깨를 살짝 툭 칩니다.)
    시끄러워, 가만 보면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은데 자꾸 이런 식으로 굴더라.
    형한테 죽어버려가 뭐야? 그건 진짜 상처였다!
    너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거야.
    나보다도.
    네가 오길 원치 않는 사람 또한 많을 거야.
    강징:... 널 기다리는 사람도 존재해.
    위무선:내 죽음은 필시 내 선택이었지만 네게 닥친 모든 일은 떠밀리듯이 받아들은 것들 뿐일 테지.
    잘 버텨왔어, 고마워.
    운심부지처는 아직도 가규가 삼천 개야? 그 고지식함은 절대 안 바뀌겠지?
    자란 금릉은 난세가 아닌 평화 속에서 네 올곧은 애정을 받으며 잘 컸겠지.

    강징:애초에 내가 죽은 건, 네가 그렇게 난장강으로 돌아간 뒤, 혼자 연화오를 지키면서 너에 대해 계속 원망만 들었기 때문이었어! 위무선. 말 돌리지 마. 너에 대해 끔찍할 정도로 느껴지는 이 감정을 뜯어 없애고 싶어서 해결해준다는 저 사람들의 감언이설이 연못에 스스로 뛰어들었다고!

    네가 이렇게 말해봤자. 맞아, 넌 죽은 사람이고 난 산 사람이겠지.
    위무선:바보같이 사람을 찾아가서 그런 짓을 해? 자란 줄 알았더니 더 멍청한 짓을 하면 어떡해? 다시는 그런 위험한 짓 하지 마! 내가 저승에 갔다가도 훼까닥 화나서 돌아가 꿀밤을 놔줄 거니까!
    강징:그럼 정말 돌아와서 꿀밤이라도 놔줘!
    그렇게, 사라지면... 나는,
    위무선:네게 남은 게 많아.
    너를 거기에 묶어둘 이유는 많아.
    강징:네 흔적만 찾아다닌 게 벌써 10년이야.
    시체 조차 보이지 않았어.
    위무선:더는 찾을 필요도 없겠네. 네 앞에서 넘어갈 테니까. 미련하게 뭐 그러고 있어?

    강징:... 이렇게 보게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겠지. 시체조차 발견하지 못해서! ... 어딘가에서 살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 원망스럽지만, 살아만 있더라면. 그걸로 족했는데. 진짜 죽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아?

    위무선:제사는, 안 지내겠지 뭘 바라냐,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 웃습니다. 정말 헤까닥 돌 것 같았는데 사건의 인과를 들으니 더없이 편안하고 그저 다행스럽습니다.)
    더는 나한테 묶여서 살아가지 마.
    너는 날 원망해도 돼.
    나는, 그냥.
    네게 지키지 못할 말을 너무 많이 뱉었어서 미안해.
    마음 편하려고 사과하는 거 아니야.
    위무선:살면서 두 가지 말은 꼭 하고 살아야 하잖아. 고마워라든가, 미안해라든가.
    나도 이걸 늦게 알았어.
    다시 태어나도 네 형제가 되고 싶다는 건 거짓 한 톨 없이 진심이야.
    강징:(말없이 그저 위무선을 바라봅니다. 죽은 사람을 두고 산 사람이 왈가불가하는 꼬락서니가 스스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헛웃음을 흘리면서 눈가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고개를 숙인 채 닦아 냅니다. 이 감정을 통째로 지워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죽은 이에게 듣는 위로에 정말 마음이 풀리는 게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살아있을 때 하지 그랬어, 그런 말. ... 너무 늦었어, 너.
    위무선:(팔을 들어 손을 강징의 뺨에 가져다 대고는 엄지로 눈물을 닦아냅니다. 이어지는 말이 떨려옵니다.) 내가, 네가 이렇게 어린 줄도 모르고 많은 짐을 지게 해서 미안해. 뭐라고 할 수 있는 말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너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낭자도 만나고, 연정을 나누고 평범하게 그렇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 거기에 내 기억이 방해된다면 기꺼이 그 기억을 떼어주고 싶어. 늦었다 해도 더 늦을 수는 없는 거니 말은 받아둬.
    내가 저승을 넘어 저승의 왕한테 함 빌어볼까? 네 기억 좀 지워달라고. (물기 어린 목소리로 괜히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제 마지막이 동생에게 너무 무거운 결말이 아니길 바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해달라고 하면 해줄 수 있어, 본노조가 못할 일도 있더냐? 내가 꼭 이뤄줄게. 네가 그렇게 해서 편하다면 못할 일이 뭐 있겠어? 네 시간을 내가 배상해주지는 못하니 이렇게나마 지워낼 수 있다면 약속 지켜낼게.

    강징:(손을 뻗어 자신의 눈물을 닦아내는 위무선을 향해 팔을 뻗어 살며시 끌어안아줍니다. 겨우 몇 년 만에 보는 위영을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도 혼자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만 같아 마음속이 답답합니다. 위무선이 하는 말을 잠차고 들으며 작게 웃습니다.) 됐거든. ... 우선 말은 받을게. 그리고, 나도 미안해. ... 뭐가 미안한지는 마지막 투정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말 안 해줄 거니까. 기억 지워달라는 헛된 짓 좀 하지 마. 내가 미쳤었지. 그런 감정 안 지워도 돼.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건 어쩌면 네 덕분일지도 모르니까. (위무선을 잡고 있던 팔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확인차 다시 말하는 거야. 그렇게 짜증 난다는 낯 좀 지워. 연못 속으로 들어가면 이승으로 돌아가는 게 가능해. ...함께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너 하나만큼은 살려줄 수 있어. 내가 만약 연못을 통해 이승을 나가면 저승의 왕에게 들켜 이곳으로 끌려들어 오고 말 테니까 괜히 나보고 들어가라는 말 하지 말고. .... 그래서, 다시 말할게. 살고 싶어, 위영?

    여전히 주위는 달빛과 꽃향기가 즐비합니다.
    당신을 유혹하는 다리 건너편에 풍등과 등불들.
    문들...
    별이 가루처럼 흩뿌려진 밤하늘.
    이 잔악한 아름다움.
    이 끔찍한 황홀함.
    정신을 놓을 만크 아득한 향기여.
    위무선:다시 말하지만, 너를 딛고 사는 거라면 죽는 게 나아. 네게 남은 사람들을 생각해야지. 금릉이 종주직을 달 정도면 몇십 년이 지났을 텐데. 그 억겁의 시간을 너는 금릉과 연화오를 지켜냈을 거고, 또 그 시간을 같이 버텨온 사람 또한 있겠지. 그 사람들에겐 나보단 네가 더 필요할 거야. 그리고 금릉은 날 보면 분노에 차서 죽이려고 들걸? 얘가 얼마나 내가 밉겠어. (강징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며 말을 잇습니다.) 네가 필요할 거야. 그 아이에겐 네가 부모이자, 스승이었을 텐데. 나보고 그런 존재도 뺏으라고 말하는 거야?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거야. 그때 네가 나를 찾아줘. 그때는 내가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줘. 좀 빨리 말해주지 그랬어, 강징! (토닥이던 손길이 억세져선 등을 팍 칩니다.) 그랬으면 물어볼 것들을 죄 물어볼 것을, 네가 사실을 말하면 내가 너를 버릴 거라고 생각했어? 너 또한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런 생각하지 마. 나나 사저나 그리고 사부님이랑 우부인도. 너를 사랑해.
    이제 갈게. 너 빨리 돌아가야지. 시간이 많이 지난 느낌인데 사람들이 다들 널 찾겠다. (팔에 힘을 줘 강징을 꼭 안습니다. 이내 어깨가 살짝씩 들썩입니다. 감정이 죄다 무뎌진 줄 알았는데 계속 우는 일이 연속입니다.)
    강징:시간이 이렇게 지나야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이잖아. 위영. 아무래도 우리 둘 다 너무 지친 거일 수도 있어. ... 나도 널 닮아 주변 이들에게 무례한 짓을 할 뻔했어. 그래, 그게 네 선택이라면. 이번에야말로 네게 진정한 작별을 해야겠지. (물기 어린 시선으로 잠자코 당신을 바라봅니다. 꼭 끌어안는 당신을 마주 안으며 한숨을 토해내듯 말합니다.) 나도, 사랑해. 위영. ... 다음 생에도 우리는 함께 일 거야. 마지막으로, 부모님이나 누나 만나게 되면 내 안부 꼭 전해주고. 알았어?
    BGM : 극락조화 ◁ 연속 재생
    다리 너머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반사적으로 깨닫습니다.
    이제 정말로 죽음에 임할 시간입니다.
    당신은,
    왜일까요. 후련하기까지 합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을요.
    이제 와서 돌아갈 길이 어디 있겠나요.
    강징의 얼굴은 어느새 원망은 흔적도 없어 사라진 채 당신을 향해 강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서려 있습니다.
    왜인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다리를 건널 시간입니다.
    위무선:아주 잘 살고 있다, 강씨 집안에 어울리는 사람이다. 내 혀가 또 얼마나 현란해. 네 자랑으로 아흐레는 셀 수 있어. (껴안았던 팔을 풀고 두어 걸음을 물러납니다.) 강징, 잘 살아. 저승에는 절대 오지 말고. 여긴 너를 환영하지 않을 사람들이 훨씬 많을 곳이거든. 이승과는 다르게. (밝게 웃으며 말을 잇다가 이대로는 계속 미련이 남을 것 같아 바로 뒤를 돌아서 다리로 걸어갑니다.) 평생 오지 마!
    (느릿하게, 또 여유롭게 다리를 건너갑니다. 안도인지 아쉬움인지 눈물이 계속 흘러내리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강징:(사라져가는 위무선의 옷자락을 아쉽다는 듯이 손을 뻗습니다. 스쳐가는 옷자락을 지나 위무선을 올려다보고는 입술을 살며시 깨문 채 고개를 푹 숙입니다. 이별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별은 몇 번을 경험해도 익숙지 않습니다. 밝은 모습으로 사라지려는 위무선이, 마치 사도를 익히기 전, 연화오의 대사형으로 존재했던 그와 같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제는 정말 놓아주어야겠지.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가는 그 뒷모습이 어디인가 익숙합니다. 또 그렇게 사라지고 ...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이.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늦는다고 야박하게 구박하며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할 것 같습니다. 그의 옆에 서 있기를 원합니다. 이미 늦어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되었지만. 다리를 건너는 위무선을 향해 작게 말합니다.) 사형, 잘 가.
    당신은 다리를 건넙니다.
    달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자면 참 기분이 기묘합니다.
    당신의 삶의 마지막에 임하게 되었음이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종착역을 봐요,
    자,
    저 문 너머에서 비춰지는 황금색 빛....
    이 문을 넘으면 생전의 모든 일을 잊을 겁니다.
    모든 일을 잊고,
    당신은 망자가 되어 다시 태어나거나 양원히 이곳에서,
    당신은 망자가 되어 다시 태어나거나 영원히 이곳에서,
    영원히 이곳에서 붉은 연꽃과 함께.
    연못에 비추는 달과 함께,
    문이 닫힙니다.
    문득 돌아본 곁에는 강징이 없습니다.
    닫히는 문틈새로 보이는 강징의 모습은....
    어떤 표정을 지었더라......
    아니,
    그가 누구지....
    신기한 기분입니다.
    머릿속이 깨끗해집니다.
    정말 그리운 누군가와 함께,
    여기까지 왔던 것 같은데...
    주변에 떠다니는 홍련이 눈에 스쳐지나갑니다.
    능소화와, 석산화와, 개나리와,
    홍련,
    홍현....
    이릉노조. 한 문파를 세웠던 본노조의 끝은 꽤나 아름다운 것들로 마무리 되는 듯합니다.
    위무선 로스트, 강징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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