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과실을 취해
궁전의 끄트머리, 구석에 박혀있는 방이 당신의 보금자리죠.
차라리 첫 번째 자식으로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사랑받는 공주님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마침 지금 들고 있는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건국에 관련된 책이었죠.
한쌍의 남녀가 OO국의 땅에서 이 나무를 찾아낸다.
OO국의 건국인들은 그 과실을 입에 넣어 원죄를 쌓았다.
이 남자를 불쌍히 여긴 신이 남자에게 붉은 과실이 열리는 나무를 하사하셨다.
이 땅에 나라를 세워 대대로 그 나무를 지키라 하시니,
그것이 우리나라의 건국과 함께한 나라의 보물, 붉은 나무이다.
언제나처럼 열매를 취한 사람을 탓하는 구절이었습니다.
유상아:듣기기준치: | 80/40/16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또, 주사위가....)
아니, 그것보다 짙은 어둠을 가진 여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유상아:(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봅니다.) 누구시죠?
당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들고 있던 책이 검게 물듭니다.
유상아:(짐짓 놀란 표정으로 다시 책을 바라봅니다.)
유상아: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여자가 붉은 과실을 입에 넣으니 지혜를 얻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같은 지혜를 얻을 기회를 주었다.
이에 선과 악을 깨달아 죽음의 존재를 느낀 남자는 신이 우리를 버렸다며 절망했다.
여자는 절망하지 않고 붉은 나무의 자리에 나라를 세웠다.
그때 남자에게 한 악마가 다가와 검을 하사하니,
남자는 여자를 죽여 왕이 되었고, 붉은 나무를 취했다.
건국 신화를 모독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글자는 피처럼 붉어서, 어딘가 모르게 역한 기분이 몰려듭니다.
유상아: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이후 당신은 몇 번 더 허공에 말을 걸어보았지만,
다시금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유상아:관찰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상아:(책장을 다시 둘러봅니다.) 피곤했던 걸까.
방금 전까지 검은 종이 위에 붉은 글씨가 세겨졌음에도,
유상아:(더 관련된 도서가 없는지 조사합니다.)
아무래도 신경이 예민해졌던 게 틀림 없습니다.
유상아:(책을 제자리에 꽂아넣고 영 탐탁찮은 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갑니다.)
궁전 끄트머리 작은 방, 탐사자의 보금자리로 향합니다.
방 주변에는 돌아다니는 시종 한 명 보이지 않습니다.
방문은 나갔을 때와는 다르게 조금 열려있습니다.
놀라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들어왔던 문이 닫힙니다.
유상아:(뱀을 보고 두어 발자국을 뒤로 움직이며 때려 잡을 것이 없는지 주변을 살핍니다.)
검은 뱀의 촘촘한 비늘은 빛을 받아도 반사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흑안과 눈을 마주합니다.
놀라기도 잠시, 아까 서재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당신의 머릿속에 울려 퍼집니다.
검은 뱀:어서 와, 공주님. 널 기다리고 있었어.
유상아:말을...? 누구시죠? 누구신데, 이 방에.
아-, 설마, 요즘 흉흉하게 소문이 돌던 마녀라는 존재일까요.
아바마마께서 마녀는 전부 사냥했다고 들어 알고 있었는데요.
뱀은 당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냅니다.
검은 뱀:맞아, 난 마녀야. 네 아버지 덕분에 마녀가 됐지.
유상아:저희 아버지 덕에요? 하지만, 아버지께선 마녀는 전부 사냥했다고...
아버지 덕에 마녀가 됐다는 건, 도통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네요, 여기는 어떻게 들어오신 거죠? 바른대로 말씀 안 하신다면 경비병을 부르겠어요.
검은 뱀:날 보통의 마녀라고 생각하면 곤란해. …영특하신 공주님. 난 널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어. 이렇게 널 마주하게 되어 얼마나 내가 기쁜지 넌 모를 거야.
어떻게 들어오기는. 보기 보다 멍청한 구석이 있네? 난 마녀야. 이래도 모르겠어? 마법으로 들어왔지. 뭐, 애초에 이 모습이라면 들킬 위험도 없잖아? 이것도 일종의 마법이나 다름없지.
유상아:하지만, 어째서 저를. 저는 인질로도 그다지 쓸모도 없을 거예요. 모르시는 거 같지만 방 위치를 보면 아시지 않겠어요?
아무래도,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군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뭐한 부분이지만 저는 권력이 없어요, 없다시피 합니다. 저한테 오셔도 바라는 건 줄 수 없어요.
검은 뱀:세상에! 난 널 인질로 삼고 싶어서 찾아온 게 아니야. 공주님이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좁고 협소한 가구들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유상아가 공주가 아닐 수 없는 명제처럼 난 널 결코 헤치지 않아. 너무 겁먹지 마. 난 너와 거래하고 싶어 찾아온 것뿐이니까.
통성명부터 할까? 난 한수영이야.
오해는 하지 마. 내 본명이니까. 이런 걸로 좀스럽게 가명대는 일 없어.
유상아:(혼란스러운 표정으로 한수영을 검은 뱀을 바라보다가 작게 한수영, 하고 작게 읊조렸다.)
거래, 아까도 말했다시피 저한테 거래를 원하셔도.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 한수영 씨.
들어는 볼게요, 어떤 건지.
한수영:(작게 키득거리는 목소리로 혼란스러워하는 유상아를 향해 말을 잇는다.) 줄 수 있는 게 왜 없어? 그건 모르는 일이지.
적어도 왕성에 지내는 사람의 이름은 아닙니다.
아무리 당신이 소외된 공주라지만 경비병이 입구부터 지키고 있을 텐데,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요.
유상아:줄 수 있는 거면 빨리 드릴 테니, 어서 말씀해 주세요. 더 소란을 피웠다가는 아바마마께서, 네?
붉은 과실, 이라면 나라의 보물인 붉은 나무에 맺히는 열매 아닙니까.
그걸 인간이 먹으면 안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강철 손 위에 벨벳 장갑을 낀 공주님, 야망을 숨기지 말아요.”
“입을 열어요. 죄를 범해요. 가장 높은 자리를 손에 쥐어요.”
한수영:난, 널 왕으로 만들기 위해 찾아온 거야.
유상아:저를? 자원봉사 하러 나오신 건 아닐 텐데, 분명 한수영 씨도 바라는 바가 있어서 찾아오신 거겠죠. 그 뜻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믿기 힘들 거예요.
당신이 바라는 바가 대체 뭐길래. 저처럼 가능성 없는 사람에게 찾아오신 건가요?
한수영:아까 말했잖아. 난 너의 아버지 덕분에 마녀가 되었어. 네 아버지가 미치도록 증오스럽단 말이지. 어떻게 하면 너의 아버지를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을지 오랜 고민을 했어. (천진한 목소리로 눈을 빛내고는 유상아를 올려다본다.) 간단하더라, 가장 서열이 낮은 공주가 반역을 일으켜 그 왕위를 빼앗는 거지! 가능성이 왜 없어? (작은 실소를 흘리고는 유상아의 다리에 똬리를 튼다.) 내가 있잖아. 걱정 마. 난 유능한 마녀거든.
뭐가 되었든 넌 손해 보는 것도 없잖아? 안 되면 말고. 하지만 난 알고 있어. 넌 욕심을 갖고 있잖아. 너 같은 유능한 공주를 이딴 구석에 처박아 둔 아버지가 밉지 않아? 나에게는 솔직해도 돼. 뭘. 난 어쨌거나 외부인인걸? 넌 그저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주면 돼.
유상아:(다리를 굽혀 똬리를 튼 한수영과 눈을 마주합니다. 안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이 점점 뇌를 점철하고 자기를 무시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씩 떠오릅니다. 한참이나 한수영을 쳐다보다 입을 엽니다.) 그런데, 수영 씨. 그게 당신의 본체인가요?
한수영:(눈을 마주치는 유상아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혀를 내밉니다.) 설마, 내 본체는 지금의 모습과는 비교할 바가 못돼.
내 본체는 좀 더 신뢰 관계를 두득하게 다지고 난 뒤 보여주는 걸로 할까?
유상아:아바마마가 온화한 성정을 연기하며 추악한 행위를 일삼았던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래도 왕은 왕이잖아요. 정말, 당신이 그리 할 수 있어요? 마녀들이 학살 당한 데에는 아바마마도 그들을 물리칠 힘이 있었다는 건데.
못 믿는 게 아니라. 이건, 가담하게 되면 제 목숨도 문제가 되는 거니까요.
한수영:제아무리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말이 있지만 너무 신중한 거 아니야? 애초에 네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해? 확실히, 들키면 죽겠지. 하지만 이건 일종의 구애나 다름없어. 난 널 보는 순간 확신했거든. 너야말로 나의 원대한 소망을 이뤄낼 수 있는 열쇠나 다름없다고. 정 불안하면 내 꼬리를 잘라도 돼. 그러면 넌 그저 못된 마녀에게 홀린 불쌍한 공주 그 이상 밖에 안 될 테니까.
유상아:(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그래도 마지막 말은 괜찮네요. 조금 더 불쌍한 공주 취급이 돼서 궁 안에 감금이 될 언정, 죽진 않을 테니까. 그래도 그 미래보다는 더욱 찬란한 미래로 이끌어주길 바라요.
수영 씨, 그럼 전 뭐부터 하면 되죠?
한수영:이렇게 나에게 질문하는 걸 보면 아예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눈가를 빛내며 유상아의 팔을 타고 올라가 말을 잇습니다.) 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유상아:(올라탄 팔이 아닌 반대쪽 손을 뱀에게 내민다.) 이렇게요?
뱀은 당신이 내민 팔로 기어가며 얼굴을 마주합니다.
구석진 자리에 배치된 초대 왕비의 초상화 뒤,
한수영:우습지 않아? 지혜의 과실을 겨우 그런 곳에 숨겨두다니.
그리 말한 뱀은 당신의 몸을 기어올라 옷 안으로 들어갑니다.
유상아:뱀에게 입맞춤을 당하다니, 어떤 동화에도 이런 전개는 없을 거예요. 엇?
겨우 그런 곳이라 그런 건 아닐까요. 접근하기 쉬운 곳은 굳이 들춰보지 않는 것처럼.
한수영:원래 현실은 픽션보다 더욱 괴랄한 법이라고.
당신은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뱀의 감촉을 느낍니다.
유상아:(옆방으로 이동합니다.) 생애 가장 커다란 일탈을 마주한 기분이에요.
초대 왕비의 초상화는 너무 마모되어 어떤 얼굴인지도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이 뒤에 통로가 있다니, 이 초상화를 옆으로 밀어야겠습니다.
유상아:(초상화를 힘껏 옆으로 밀어버립니다.)
마모된 벽돌이 바스러지는 감촉과 함께 통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둡군요. 머뭇거리고 있자면 뱀이 말을 겁니다.
한수영:앞으로 쭉 나아가면 돼. 뒤는 돌아보지 마.
유상아:그리스로마 신화를 즐겨 보시나요? 거기에도 명계를 가면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던데. (한 발자국씩 걸어나갑니다.)
한수영:뭐, 그런 설화가 유명하기는 하지. 그리스로마 신화 보면 알겠지만, 그 전설에 의하면 괜히 말 어기다가 좆 되는 일 허다하잖아. 너도 내 말 잘 들어.
유상아:안 듣겠단 소리 한 적 없는데 걱정이 많으시네요. 수영 씨는 아바마마 때문에 마녀가 됐다고 하셨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진짜인데.
한수영:나중에 차차 알게 될 테니 너무 그렇게 추궁하지는 마. (꼬리를 튕기며 유상아를 독촉한다.) 자자, 마저 앞으로 가.
유상아:으음, 나중엔 말씀해 주시는 거예요. (걸음을 재촉해 걷는다.)
그리고 꼬리 튕기지 마세요, 은근히 아프네요.
당신은 뱀의 말을 들으며 어두운 통로를 걸어갑니다.
한참을 나아가자 어둠이 눈에 익숙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때쯤 저 멀리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
다 온 거 같아요, 수영 씨.
빛무리가 둥둥 떠다니는 정원에는 나무 한 그루가 '붉은 열매'를 맺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수영:응 여기가 내가 말한 붉은 열매를 숨겨둔 장소야.
내 말도 잘 듣고 아주 기특하네.
유상아:여부가 있겠어요? 일단은 따라가기로 한 거니까 믿는 수밖에 없죠. (나무 쪽으로 걸어갑니다.)
달콤한 향기가 쏟아져 나오고 탐스럽게 반짝입니다.
아름답다 못해 모독적으로 보이는 과실의 형상에 이것이 금지된 열매라는 확신이 섭니다.
뱀은 당신의 목을 기어올라 탐사자의 귀에 달콤한 말을 속삭입니다.
말은 여전히 노래와 같고, 질척이는 목소리는 깊이를 알 수 없습니다.
“입을 열어요. 죄를 범해요. 가장 높은 자리를 손에 쥐어요.”
유상아:(노랫소리를 들으며 열매를 따서 입에 갖다 대고는 한입을 크게 베어뭅니다.)
꿀과 설탕보다도 달콤한 과실은 뱀의 말보다도 답니다.
당신의 손목을 타고 붉은 과즙이 흘러내립니다.
당신은 선과 악의 경계를 더욱더 뚜렷하게 깨닫습니다. 인간으로선 범접할 수 없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많은 판정을 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자, 유상아. 지능 롤 굴려 주세요.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숨이 탁 트이는 기분입니다. 상쾌합니다. 당신을 억누르던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칩니다.
유상아:무척이나, 기분이, 좋다고 해야 할지.
당신의 몸을 옥죄던 뱀은 어느새 인간의 모습이 되어 당신의 곁에 섭니다.
조그맣고 귀엽네요. 무시 발언은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에요.
칼과 같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검은 흑발이 목 언저리에서 흩날리며 새하얀 피부를 빛내고는 칠흑과도 검은 흑안을 고요히 빛냅니다.
당신의 말에 심기가 불편해 보이지만, 작게 코웃음을 치며 말을 잇습니다.
유상아:비단 귀엽기만 한 게 아니고, 예쁘기도 하고. 이런 칭찬은 듣기 영 별로이죠?
한수영:축하해. 한 걸음 크게 내디었구나? 공주님… 아니, 이렇게 부를까?
인사 후 고개를 들어 올린 마녀의 눈은 부드럽게 접혀 웃음을 짓습니다.
마녀가 배신하면 당신은 순식간에 나라의 보물을 탐한 지독한 반역자가 되겠지요.
유상아:(눈이 휘어지게 마주보며 웃습니다.) 제가 왕이 된다면, 수영 씨는 하고 싶은 직책이 있으세요?
(엇)
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4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한수영:글쎄. (유상아의 오른쪽 손을 쥐고는 가볍게 손등 위에 입을 맞춥니다.) 뭐든 다 좋은데?
그러고보니 아바마마로 인해 마녀가 되었다지 않았나요.
그녀는 분명 현왕의 마녀사냥 명령에 무고하게 희생된 일반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을 배신할 이유는 없습니다. 괘씸한 것이 있다면 당신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일까요. 하지만 괜찮아요 이제 당신이 그녀를 이용할 차례니까요.
마녀는 당신이 무엇을 짐작했는지 안다는 눈치입니다.
그녀에게 연민이 든다면 말이라도 건네주면 되겠지요.
말뿐인 연민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마녀는 깔깔 웃더니 몸을 일으켜 당신을 껴안습니다.
위로라도 해주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찰나, 뱀이 당신의 몸을 휘감는 감촉이 느껴집니다.
한수영:설마 그 사이 나에게 반해서 아쉬운 거야?
유상아:그런 것도 같고요, 먹고 나니까 여러 욕망이 드나 보죠.
검은 뱀은 다시 당신의 옷 안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아바마마는 제가 죽일까요, 수영 씨가 죽일까요. 저는 사실 유감이 없는지라 어느 쪽이든 괜찮을 거 같은데.
한수영:내 말 잘 들으면 다시 보여줄게. (즐거운 듯 나긋한 억양으로 말을 잇는다.) 나도 둘 중 누가 죽여도 상관은 없어. 다만… (고개를 틀어 눈을 반짝거린다.) 딸에게 죽는 왕의 최후가 더 재밌잖아?
유상아:벌써 왕을 조련하려 드는 건가요?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비밀통로를 통하여 다시 이곳을 빠져나갑니다.)
한수영:이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의심 받을 거야. 시간도 늦었으니 예비 왕을 어서 침실로 다시 보내야겠어.
유상아:이런 과일을 왜 아무도 안 먹었을까요? 아바마마도.
한수영:이번에도 뒤돌아보지 않고 왔던 길 그대로 되돌아가면 돼.
유상아:이런 정보들은 어디서 아신 거예요? (똑바로 앞만 보고 걸어갑니다.)
한수영:왜 아무도 먹지 않았기는 … 멍청한 놈들이야. 그 녀석들은 단순히 건국 신화인 줄만 알 거라고. 예비 왕께서도 몰랐잖아?
유상아:그걸 수영 씨는 어떻게 알고 계셨나요?
.
한수영: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데? (살풋이 눈을 휘으며 웃는다.) 너무 알려고 하지 마. 다치는 수가 있어. 날 옆에 두고 있다면 알게 될 거야.
방에 도착하자마자 과실로 인해 붉은 액체로 흥건해진 옷을 갈아입습니다.
인간의 모습이 된 한수영이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한수영:이건 특별 보너스야. 내 인간의 모습을 좋아하는 눈치잖아.
계속 그 옷인 거 아니에요?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수영의 옷은 처음 만날 때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습니다.
유상아:뱀 모습도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근데 인간이었을 때 그 들어차는 느낌이 좋았어서.
마법은 편리하네요, 옷도 이리저리 바꿀 수 있고.
한수영:(잠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유상아를 바라보다 입술을 비틀리며) 당연하지. 어쨌거나 뱀의 모습도 결국, 내 모습이야. 한수영은 무슨 존재가 되든 완벽하다고. 나도 그 느낌은 그리 싫지 않아. (유상아의 침대에 걸터 앉으며) 그래서 이렇게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널 바라보는 거지. (손을 뻗어 유상아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싫지 않아 다행이야. 원한다면 네 옷도 바꿔줄게.
유상아:약간 트윈룩처럼 보일 법한 옷이었으면 좋게
좋겠어요...
나쁘지 않네요, 둘 다 좋다고 했잖아요. 그중에서 그냥 품에 안았을 때 그 들어차는 느낌이 좋아서, 그래서요.
안아달라고 시위하고 있는데 혹시 마녀는 눈치가 없나요?
한수영:(눈가를 휘은 채 손가락을 까딱여 입고 있는 옷을 당신의 잠옷에 맞춰 옷을 바꾼다.) 그런 거에 의미라도 부여하다니 답지 않게 귀엽네?
(침대에 벌러덩 누어 유상아를 꼭 껴안습니다.) 눈치가 없기는 … 네가 그 말을 하기 기다렸어.
유상아:그러니까, 일종의 소속감 같은 거죠. 함께 배에 올라탔다는 그런 신호. (누워서 한수영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넘겨줍니다.) 이대로 자는 걸까요? 첫날 퀘스트는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한수영:(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유상아의 손길을 느끼듯 머리를 비빕니다.) 자기 싫으면 얘기라도 할래? 안 그래도 같은 배를 탄 사이인데 서로 알아가는 편이 더 좋잖아. 나에게 궁금한 것도 많아 보이고.
가령, 앞으로의 계획이라든가… 서로의 과거 같은 것도 좋지.
유상아:네, 이 정보는 어디서 다 얻게 된 거예요? 이번에도 회피할까요?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그런데 배신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를 위한 서약같은 건 없을까요? 이왕이면 완전무결한 믿음과 신뢰가 좋아서.
한수영:한 가지 힌트 줄게. 공주님, 이 정보는 마녀가 되면 모두 알 수 있는 사실들이야. 왜 너의 아버지가 마녀를 죽이려고 안달이 났는 줄 알아? 이러한 정보들이 세간에 널리 퍼지게 되면 겨우 잡아 놓은 민심이 날뛰게 될 거야. 그것뿐이겠어? 서열이 뒤엉키게 될 테지.
배신을 할 리가. 아직도 걱정하는 거야. 우리는 이미 한 배를 탄 사이잖아. 그런 걱정은 하지 마. 서약이라‥ 난 그런 거 없어도 내 말에 대한 책임감은 넘쳐나는데?
유상아:그렇군요, 이 세계에 남은 마녀가 혹시 수영 씨밖에 없을까요? 신화 같아요, 마법이라든지 열매라든지. 이제는 현실감이 오지만.
(심리학 굴리고 싶습니다.)
한수영:그거야 모르지. 이 세계에 남은 마녀가 나밖에 없는 건. 마녀는 지금도 계속 생겨나는 중일 테고.
유상아:그래도, 의심 한 점 없는 우리의 관계를 지향하기 위해서죠. 궁은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우리는 오늘 만난 사이인걸요. (두 눈을 끔뻑이며 한수영을 빤히 바라봅니다.)
심리학기준치: | 80/40/16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수영의 검은 심연과도 같은 눈동자는 당신을 올곧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수영:날 그런 놈들과 비교하다니 갑자기 자존심 상하려고 해. 우리 왕님의 신뢰를 사기 위해서는 앞으로 꽤나 힘들겠어. (유상아의 목덜미에 손을 두르며) 하지만 걱정 마. 난 널 배신하지 않아.
유상아:하지만,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만 넘어갈게요.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입꼬리를 들어올려 웃습니다.) 저는 여기 살면서 연애 같은 것도 한 번 못해봤어요. 물론 상대도 없었지만서도, 다른 사람이라면 다 했을 것들을 한 번도 못해본 거 같아요. 수영 씨는 연애 해봤나요?
한수영:삭막하기 그지없는 궁전이기는 해. 그렇다고 연애를 단 한 번도 안 하다니 놀라워. 나? 나야 많이 해봤지.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진득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이듯 말한다.) 이렇게 구애하는 건 네가 처음이니까.
유상아:멍청한 남자들밖에 없었거든요, 아니면 허수아비같은 제 직위를 노리고 접근한다든가. 아니면 다른 나라의 왕자와 어쩌고, 저쩌고. 아무튼 피곤한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얼굴을 붙잡고 그대로 양볼을 꼬집습니다.) 그거 듣기 좋긴 한데, 당신은 말을 너무 잘해서.
한수영:(입꼬리를 틀어 올리며 헛웃음을 흘린다.) 맞아, 남자들은 다 멍청해. 욕심으로 똘똘 뭉쳤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훤히 보여서 재미없어. 피곤했겠네, 정말. (양볼을 꼬집히자 세모꼴로 눈을 세우며 유상아를 바라본다.) 말을 잘하는 건 좋은 거지 왜 볼을 꼬집어?!
유상아:음, 얄미운 구석이 몇 보여서요. 수영 씨 약간 햄스터도 닮은 것 같은데 역시 고양이를 많이 닮은 거 같아요. 귀엽다는 뜻이니까 무섭게 노려보지 마요. (꼬집었던 볼을 두고 부드럽게 웃습니다.) 호, 해줄까요? 어릴 적에 보았던 동화에서는 그러던데.
한수영:햄스터? (코웃음을 치며) 차라리 고양이를 닮았지. 그런 쥐 새끼랑 나를 비교해? (팔을 거두고는 한 쪽 손을 들어 꼬집힌 볼을 두드린다.) 해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궁금하네.
유상아:(꼬집힌 볼을 바라보다가 볼에 제 입술을 꾹 눌러 뽀뽀합니다.) 이것 봐요, 통통한 게 햄스터도 닮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고양이를 제일 닮긴 했죠?
한수영:시끄러워. 시간도 늦었으니까 오늘은 자자.
이만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으면 앞으로의 미래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갑니다.
강한 지혜로 상기된 당신의 옆에는 잠든 마녀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달콤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숨소리는 고르고 조용하군요.
턴 단위로 진행되며 10턴 내외의 사건을 다룹니다.
사이사이에 한수영의 힘을 빌리거나 한수영이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지혜는 최고의 무기가 되어줍니다. 탐사자는 많은 판정을 <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대체 시 반드시 선언해 주세요. 선언이 타당하다면 수에 제한은 없습니다.
:(ex- <인류학>판정의 경우 = (인류학은 인간의 삶과 밀접합니다. 인간의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지능>판정 하겠습니다.))
탐사자의 선택으로 아군 / 재력 / 무력의 수치가 변합니다. 마지막에 도합 500이 되어야 성공입니다.
실패해도 당황하지 맙시다. RP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습니다. 선택지는 무엇을 선택해도 좋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주세요. 비상한 머리로 인재를 취하세요. 책략을 짜세요. 왕위를 찬탈하세요. 당신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다 읽고 준비되었다면 유상아의 입을 통해 각오의 한마디를 해주세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유상아:여기까지 왔다면 반드시 해 내야죠, 더이상 멍청한 사람인 척 굴고 싶지 않아졌으니까. 도와주실 거죠? 수영 씨.
한수영:걱정하지 마. 네 곁에는 한수영이 있잖아.
유상아:그렇죠, 그래도 새삼 각오가 필요했어서.
이제 저는 뭘 해야 할까요?
:마녀는 마법으로 해당 수치를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3턴이 끝날 때마다 대략적인 수치를 탐사자에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한수영:자, 너에게는 선택권이 두 가지 있어. 과감하게 모두의 앞으로 나서 너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법. 아니면 … 조용히 침투하는 방법이지.
난 네 선택을 존중해.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정답은 없으니까.
유상아:과감하게 나서는 것도 좋겠지만, 조용히 침투하고 싶어요.
상기 서술된 대로 모든 판정은 타당한 이유 하에 '지능' 롤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유상아:(지능 판정으로 대체 가능할까요? 인류학도 결국 지식의 영역이니까요.)
(인간의 패턴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지능 쓰겠습니다.)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소외된 공주가 갑자기 나선다면 대신들이 놀라지 않겠습니까?
괜히 티를 내는 것은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존재를 알린다면 당신을 찾는 사람이 있겠군요.
한수영:마침 오늘은 왕실 회의가 있는 날이잖아. 그때 너의 존재 증명을 해봐.
유상아:아,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수영 씨.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무래도 늘 조용히 있던 자리이기도 해서.
한수영:걱정하지 마. 조용히 침투하고 싶다고 했지? 그렇다면 네가 왕실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너의 존재를 귀족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 처음부터 갑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면 역으로 안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으니 우리는 천천히 가자고.
뭐, 난 화끈한 것도 좋아해.
유상아:좋아요. 한 번 해 볼게요. 처음엔 조용히 가고 싶어요.처음 참석하는 자리이니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일단 존재를 부각시킬 수는 있을 테니까요.
갈까요?
왕실 회의, 왕은 자식들을 불러 미래에 대한 토론을 합니다.
유상아:또, 뱀으로 변신해서 숨어들 거죠? 오늘은 입던 것 보다도 풍성한 드레스를 입어야겠어요.
대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신은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하기로 합니다.
한수영:당연한 거 아니야? 갑자기 모르는 존재가 네 곁에 나타난 걸 알면 우리가 위험해져. 난 걱정 마. 네가 평소 입던 대로 입어. 괜히 답지 않게 화려한 옷 입었다 눈에 뜨일라.
유상아:하기야, 눈에 띄고 싶은 건 옷차림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당신이 걱정돼서 그랬어요. (옷을 시종도 없이 혼자 열심히 갈아입고 나옵니다.) 들어오세요.
한수영은 다시 뱀의 모습으로 변해 당신의 옷 안에 숨어듭니다.
고풍스로운 장식장, 넓은 홀 틈으로 왕과 당신의 형제들이 앉아 있습니다.
회의가 시작됩니다. 주제는 세금과 관련된 법령이군요.
현란한 말솜씨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존재는 더러 보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조용함을 유지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유상아:그래도, 아예 성과가 없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조용히 읊조립니다.)
조사서에는 왕의 행적이 적혀있고, 바닥을 치닫는 평판이 쓰여있습니다.
중앙귀족들의 세금은 낮춘 방면, 백성들의 세금을 증세해 착취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마녀사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여성을 화형 시켰습니다.
… 당신이 외면당하느라 따라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세계의 모습은 처참합니다.
유상아:그렇군요... (조사서를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일단 세금부터 해결해야 할 거 같긴 하네요.
한수영:왕을 이기는데 필요한 게 뭔지 알아? 바로 '명분'이야. 공주님이 왕의 자리에 오르려면 명분이 필요해. 공주님의 아버지는 나 같은 적을 만들 정도로 불에 뛰어들 나방과 같은 어리석음 지니고 있지. (조사서를 바라보는 유상아를 빤히 바라보며) 공주님이 말한 대로 세금을 해결하기 이전에 우리는 명분이나 앞으로의 계획부터 설립해야 돼.
한수영:시대가 시대인지라 여성이 왕이 되기는 힘들 거야. 그건 공주님도 알고 있겠지만.
유상아:그래도 당신이 있는데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그도 그럴 것이 시대가 이런데도 마녀가 여즉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그 마녀가 당신이잖아요. (도서관에서 보았던 역사 책들, 이 나라에서 배웠던 지식들을 동원하는 일이니 지능을 써도 될까요?)
한수영:너의 아비마마가 나와 같은 피해자를 만드는데 통 멈추지를 않으니 말이야. …그래.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어?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4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굳이 아바마마라고 부를 필요 없어요. 딱히 유감 없다고 말씀 전에 드렸으니까.
여태 여성이 왕이 될 수 있었던 적은 여럿, 다른 나라의 경우 여성 왕의 즉위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직계 혈통에 남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군요.
글쎄요, 지금 왕위 계승 서열 상위의 남자 형제들이 있습니다.
방해가 되는 것은 총 5명, 이들을 어떻게 할까요?
한수영:공주님이 원한다면 차근차근 숨통을 조일 수 있어. 형제를 죽이는 게 껄끄럽다면 어려운 방법이지만 공주님이 직접 회유하는 수밖에.
죽이는 건 공주님 속으로 죽이지 않으니 걱정 마. (눈가를 휘으며 웃는다.) 내가 증거도 안 남기고 죽여줄 테니까.
유상아:그건 고민스럽네요. 제가 일이 성공한다면 제 이야기가 역사서에 남을 텐데. 훗날 공주들이 왕자가 없어야만 공주가 왕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면 어떡하죠?
왕자가 있어도 당당하게 그 안에서 왕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죽이더라도, 뭐랄지...
일이 마무리 되고 나서 제가 즉위 후에 죽어도 되지 않을까요? 쓸모가 있다면 더 남겨두고요.
수영 씨 생각은 어때요?
한수영:미래의 후손들을 걱정하는 거야? (실소를 흘리며) 지금 누구를 걱정하고 있는 거야. 원래 역사는 승자의 것인데. 문서 조각 하나 조작하는 게 그렇게 어려울 것 같아? 하지만, 어려운 방법으로 돌아가는 게 취미이신 공주님을 누가 말려? 좋아. 왕자들의 목숨은 차후에 결정하는 걸로 하자고.
내 생각? 난 다 죽여버리는 게 좋은데? 내 방식대로 하려고?
유상아:말씀대로 역사 조작이 된다면, 그렇네요.
한수영:난 고구마 먹는 거 싫어해. 특히 왕이나 그 아들이나 똑같은 족속들이라고 생각하거든.
유상아:태초의 역사 조차도 그런 거짓된 것인데. 그럼 그냥 죽이죠. 하지만 역사 조작은 세밀하게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적어야 하는 거 알고 있죠? 훗날 그렇게 조작하게 될 때 도와주시리라 믿어요.
아까 말했다시피 정말 유감이 없거든요.
한수영:겉모습과는 다르게 화끈한 구석이 있네? 조작하는 거야 자신 있지. 그런 건 나에게 맡기고 공주님은 대의를 생각하는 편이 좋을 거야.
유상아:그럼 부탁할게요, 수영 씨. 어째 수영 씨 일이 날이 갈 수록 불어나고 있는 거 같네요. 끝까지 곁에 있어주세요. 아군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저에게 생긴 첫 아군이잖아요.
마녀를 시켜 당신의 형제들을 한 명씩 죽이기로 했습니다.
의심 받을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방법을 알 수 없게요.
:턴마다 왕자 1명이 살해되며, 재력이 +50 증가합니다.
한수영:앞으로도 공주님의 주변은 늘 소란스러울 거야. 익숙해지는 편이 좋지.
.
작은 말다툼이 벌어진 두 귀족의 모습이 보입니다.
두 남성은 각각 왕의 측근과 왕비의 측근이군요.
왕의 측근은 수도에 있는 귀족 중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고, 왕비의 측근은 기사단 하나를 꾸리고 있죠.
당신은 싸움에 끼어들어 한 사람의 편을 들어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들은 왕비의 측근은 감사를 표하고는 나중을 기약합니다.
유상아:마음에 드시나요? 왕의 측근은 아무래도 꺼림직한 구석이 있어서요.
한수영:좋은 선택이야. 안 그래도 난 왕비의 편을 드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거든. 왕비가 궁정안의 사정을 모를 것 같아?
게다가 기사단을 소유하는 건 차원이 달라.
유상아:주먹을 획득한 느낌인 걸까요? 무력으로 제압할 힘 같은 거 말이에요.
한수영:우리는 재력도 무력도 없는 빈털터리 외양간이라 힘 있는 자의 라인을 잘 타야 되거든.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왕의 편을 들어봤자 효과 없을 거란 건 짐작해 둬. 이제부터 꽤나 치열해질 테니까.
그렇다고 걱정 마. 형세가 역전되면 싫어도 우리에게 들러붙을 거야.
유상아:각오는 늘 하고 있었으니 괜찮아요. 앞길이 쉬울 거란 생각은 안 했거든요. 쉽기만 하면 얻어낸 성취감이 클까요?
수영 씨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한수영:쉬운 길도 나름이지. 하지만 공주님의 앞길은 워낙 협소해서 가시밭길밖에 없었어. 그렇게 계속 띄우지 마. 모든 건 공주님이 자의로 선택한 거잖아. 난 옆에서 조언 외에 해준 것도 없고. …(힐끗 유상아를 바라보며) 싫다는 건 아니지만.
유상아:(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한수영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에 이렇게 된 것도 수영 씨가 안 왔다면 없었을 기회 같아서요.
그래서 그런지 더 절실해지고, 더 띄우게 되고. 그런 거 같아요. 딱히 부담스러운 기색은 안 보이니 계속 할게요. 괜찮죠?
한수영:(쓰다듬는 유상아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은 채 고개를 픽 돌린다.) 그래, 잘 자각하고 있어 다행인데 그렇게 고양이 다루듯 대하지는 마라?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마음대로 하든가.
왕궁의 제일 가는 음유시인의 방문 덕분이었습니다.
음유시인은 당신의 방에 찾아와 노래를 한 곡 부릅니다.
노래의 내용은… [왕국을 건국한 사람은 여성이고, 초대 왕비로 알려진 사람이 초대 왕이다.]라는…
적어도 마녀가 알려줬던 사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유시인:실례가 아니시다면 저는 이 노래를 부르며 전국을 떠돌아다닐 예정입니다. 그전에 공주님께 선택지를 드리고자 이 왕궁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한낮 음유시인에 불과한 몸이 이런 모독적인 내용을 담은 노래를 온 왕국에 퍼뜨리고자 하는 데 괜찮을지요?
유상아: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모독적이겠지요, 하지만 사실이라면 당신은 선한 일을 행하게 된 것인데. 말릴 수 있을까요? 마음껏 노래 부르세요, 모두가 그 내용을 알고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음유시인:실례일 수 있는 발언에 대하여 좋은 의견 주셔 망극합니다. 온 왕국에 바른 역사에 대한 진실을 알릴 수 있도록 노래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제 유일한 장점은 말로써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니까요. 모쪼록 기대하시길 바랍니다.
무엇이 되었든 음유시인은 시민들에게 노래를 부르며 설득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이후, 여성 왕에 대한 변화된 사람들의 인식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유상아:한 사람이 부른 노래가 이렇게까지 파급력이 큰 건, 아무래도 마법의 힘이 있지 않나. 그런 실없는 생각이 들어서요.
한수영:모르지. 마녀 커뮤니티라도 있는 줄 알아? (사라진 음유시인을 떠올리며 약간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고 있던 레몬 사탕을 입안에서 굴리고는 말을 잇는다.) 한 사람이 부른 노래가 파급력이 커진 건 왕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속에서부터 불안감과 공포가 깃들여 있었기 때문이야. 공주님은 ... (살며시 유상아를 응시하고는) 음유시인을 대타로 내세워 시작을 알린 거지. 시대가 바뀌기 시작한다고. 잘하고 있으니까 불안해하지 마.
유상아:불안해 한다니 보다는 역시 신기해서 그랬어요, 그래도 수영 씨 말을 듣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 (입꼬리를 올려 자조적인 웃음을 띄우고는 한수영의 손을 붙잡습니다.) 갈까요? 피곤하죠, 사람을 마주하는 건.
당신은 어렵지 않게 보고서가 보관된 장소에 올 수 있었습니다.
유상아:자료조사기준치: | 80/40/16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풍요로운 남부지방과 척박한 북부지방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남부는 부유한 귀족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북부는 가난하지만 강대한 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한 지방에 후원과 서신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한수영:아쉽게도 말이야. 우리는 재력이나 무력 두 개 모두 부족한 상황이거든. 하지만 무력 쪽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유상아:꼭 그런 판단이 없더라도, 척박한 북부지방에 후원과 서신을 보내는 게 바르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무력을 가지고 있다 한들 굶어죽는 사람의 수가 많다면 이는 쓸모가 없지만 제가 그들을 돕는다면 누구보다 충성스러운 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한수영: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네? 그래. 풍요로운 남부지방을 도와봤자 얻는 건 상층부들의 호의뿐이겠지. 당장은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민심의 평판만큼 눈치 보는 것도 없는 건 확실하니까. 북부에도 귀족들은 존재하니까 걱정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척박한 북부는 재력적으로 부족하지만 험난한 지형에서 살아온 덕에 무력이 강대합니다.
유상아:저와 생각이 같았다니 저 역시 수영 씨가 마음에 들어요. 수영 씨 주장은 늘 논리적이고 반박할 겨를 없이 깔끔해서.
이후 후원에 감사하다는 말과 관계를 약조하는 답이 왔습니다.
유상아:새삼스럽더라도 생각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매번 떠오르는 해나 달이 그날따라 예뻐 보인다든지. 바다에 대한 감상이 날이 갈 수록 감성적이 돼 간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에요.
그나저나 이쯤 되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거 맞죠?
기분이 묘하네요, 늘 무시받던 자리였는데.
한수영:시적인 표현도 자주 쓰고 이거 왕이 아니라 소설 작가해도 되겠어? (장난스러운 어조로 유상아의 얼굴을 쓰다듬고는)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걱정 마. 공주님이 헛나갈 때는 내가 잡아줄 테니까. 알잖아?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며) 난 무척이나 솔직해서 마음에 안 드는 건 안 하는 거. (코웃음을 치며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무시? 이미 예전 일이잖아. 공주님은 그저 구석에 처박혀서 존재를 숨기는 중이었던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공주님의 아군은 많아. 뭐든 현재가 중요한 법이고. 과거를 아예 버릴 수는 없겠지만 신경 쓰지 마. 나중에 골병 나는 수 있어.
유상아:소설 작가는 저보다 수영 씨가 더 어울릴 거 같은데요? 뻔한 이야기의 문장을 틀어버렸으니까요. 누가 보면 클리셰에서 클리셰로 옮겨간 격이겠지만 사람들이 클리셰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듯이 이 이야기 또한 몰입하기 좋은 이야기일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뭐랄까, 수영 씨가 더 작가 쪽에 어울리는 거 같네요. 일이 다 정리가 되면 자리 하나 놔줄까요? 역사서 조작겸 거기서 소설을 쓰셔도 되고, 다른 소설을 쓰셔도 되고. 어떤 소설이든 제가 밀어줄게요. (쓰다듬는 손길에 손등위로 제 손을 겹쳐쥐고는 입꼬리를 올려 해맑게 웃습니다.) 과거를 반추하는 일은 각오를 재정비 하는 거랑 비슷하기도 해요. 그렇게 쉽게 무너질 사람 아니니까 저를 좀 믿어주시는 건 어때요?
한수영:내가 뭐든 잘하는 건 부정 못하지만 나만큼이나 공주님도 작문하는 데에 소질 있어 보인다 이 말이었지. 설마 정말 작정하고 소설이라도 만들 생각은 아니었지? 그렇게 스폰서가 빵빵하면 소설 쓸 맛도 나고 나야 좋지. 하지만, 당분간은 네 보필하느라 정신 있겠어? (잠시 침묵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엿한 태가 나기 시작했는데 나도 이제 좀 믿어줘야지. 그래서 내가 믿어주지 않아 섭섭하기라도 했었어? 우리 공주님 내가 이렇게 아양도 다 떨어주는 데 그런 사소한 걸로 섭섭해하다니 욕심도 많아.
유상아:수영 씨가 바란다면 소설이라도 만들 생각이긴 했죠, 말씀대로 당분간은 저 보필하느라 정신이 없긴 하겠네요. 원래 왕들은 백성들에게 관대한 대신에 자기 사람들한테 쪼잔하게 구는 거 아니었나요? 성군들은 다 그러던데.
한수영:지금 나 대놓고 굴리겠다고 예고하는 거냐?
역시 눈치가 빠르세요, 대놓고 뱉은 거긴 하지만.
한수영:은근슬쩍 말한 것도 아니고 그 정도 맥락 파악도 못해서 어디 보필이라도 제대로 하겠...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너 계속 그런 식으로 이제 올라온다 이거지? (날카롭게 유상아를 노려보며) 이미 충분히 내 한 몸으로 부족할 정도로 일하는 건 알지?
유상아:알죠, 그래서 그 일이 다 끝나고 나면 편하게 요양이라도 시켜줄 참이에요. 가고 싶은 곳이나 하고 싶은 거 죄다 지원해 줄게요. 잘 생각해뒀다가 저 잘 되면 말씀 주세요.
어떤 이름 없는 발명가가 당신에게 찾아와 자신을 후원해달라고 합니다.
글자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계를 만든다고 하네요.
허황된 소리에 왕을 거쳐 다른 형제들을 지나 당신까지 찾아온 모양입니다.
유상아:심리학기준치: | 80/40/16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는 절박하며 한점의 거짓도 없는 목소리입니다.
그가 성공하면 당신에게 큰 보답을 할 것임을 확신합니다.
유상아:후원할게요, 큰 보답 바라고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꼭 성공하시길 바라요.
당신은 당장 있는 재산을 전부 들여 후원합니다.
이제 그가 발명을 성공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왕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당신은 검은 예복을 입고 언제나처럼 장례식에 참석합니다.
왕궁 안은 당신이 마녀에게 암살을 시킨 뒤로부터, 혈향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중에 의심가는 인물 중 한 명은 당신, 유상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상아:(지능을 이용해서 슬퍼 곡하던 사람의 몸짓 발짓을 자세히 생각하고 되새기며 따라하는 맥락으로 지능을 쓸 수는 없을까요?)
유상아:(왜요, 싸이코도 지능적으로 연기하는데....전 그럼 안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본 점수 50으로 책정하고 롤 굴려 주세요.)
유상아:연기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크리 쓸래요... 여태 나 많이 모았잖아.)
(소모하여 재시도 가능합니다.)
유상아:연기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연기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하 씨빨ㄹ,,,)
(크리 더 남지 않았나요?0
(제,,발)
한수영:유상아. 너 표정 연기가 그렇게 안 되서 나중에 어떡하려고 그래...! (꼬리로 유상아를 살며시 치며 틱틱거린다.) 이번 한 번만 도와줄 테니 조만간 연기 학원이라도 다녀라.
유상아:하지만 안 슬픈 걸 어쩔 수 없잖아요... (어두운 표정으로 속삭입니다.)
마녀의 도움으로 당신은 적어도 겉모습은 슬픔에 빠진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꾸며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당신이 형제들을 죽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겠죠.
책을 넘기던 당신은 이맘때 역병이 창궐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역병이 창궐하면 백성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질 것입니다.
효과적으로 진료소를 건설하고 대비를 해두면 좋을 텐데요.
유상아:(지능으로 대체 가능할까요? 역병에 대한 건 대략적으로는 지능으로 유추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합니다.)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가장 효율적으로 진료소를 설치하고 약품을 연구할 대비를 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의 후원 때문에 돈이 부족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때, 발명가가 당신에게 감사하다며 특허금으로 받은 소정의 돈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유상아:진료소 준비하죠, 역병 때문에 백성을 잃게 된다면 그건 이제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외 문제니까요.
한수영:나도 그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어. 재력이야 진료소만 건설한다면 추후에 모을 수 있는 문제니까.
유상아:그쵸, 타이밍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해서.
만약 인쇄 후원을 했을 경우 전단지를 만들어 추가적으로 백성들에게 역병 대비를 안내할 수 있습니다.
:재력 -50 감소, 아군+120, 전단지 아군+30 회복됩니다.
:인쇄 후원을 하여 진단소가 생겼음을 안내할 수 있는 아군을 의미합니다. 토탈 아군 140으로 생각해주면 됩니다.
총 합계액 안내드립니다.
현재까지 아군 280 재력 20 무력 100 으로 총 점수 400점 입니다.
유상아:재력이 없으니 상단의 상인과 친목을 다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군이나 무력은 충분히 다잡은 거 같으니. 기사단장은 나중에 찾아뵙고 우선은 상단에게 찾아가도록 해요.
물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상단은.
한수영:좋아. 아무리 몸집이 커져도 자본력이 없으면 최후의 끝에 가서 무너지고 말 테니까.
왕궁 내에 당신의 존재가 공고해졌는데, 마녀가 한 장의 쪽지만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 왕의 보물을 가져올게. 세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이 결전의 때야. 일어설 준비는 됐지? ]
백성들의 사이에도 당신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마녀가 말하는 왕의 보물이 뭔진 모르겠습니다만…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1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득 마녀의 목소리를 처음들은 날이 떠오릅니다.
책에선 악마가 남자에게 검 하나를 하사했다고 했죠.
:서사 진행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과실을 취한 지 1년이 넘었고, 당장 마녀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제 보름달이 뜨기 하루 전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왕성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잊혀졌던 예언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왕이 되면 나라가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말 말입니다.
대신들은 은연중에 당신을 왕으로 모시길 바라고, 왕위 서열에도 변동이 일어납니다.
왕이 늙어 죽으면 자연스럽게 당신이 왕위를 가지겠지만, 그 사이에 어리석은 당신의 아비가 나라를 말아먹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붉은 과실을 취한 순간부터 당신에겐 하나의 선택지 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지혜를 얻은 뒤부터 모든 것이 당신을 축으로 돌아갑니다.
마녀가 사라진 나날도 어렵잖게 보낼 수 있었잖습니까.
왕궁은 지금 폭풍이 치기 전날처럼 고요합니다.
유상아:듣기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 굴려주세요.)
유상아:관찰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침착하고 병사들을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병사들은 굉장히 엉성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옷을 보아하니 귀족이 갑옷을 입힌 모양인데, 훈련이 되지 않은 것인지 엉성해 보입니다.
누구에게 항복하란 소리인지, 통... 모르겠군요. 다들 왜 이런 차림으로 오신 거죠?
병사들은 엉상한 자세로 긴장된 눈치로 서로를 바라봅니다.
유상아:다들 그러지 말고 편하게 말씀 주세요.
저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폭동? 아니. 그럴 리 없습니다. 당신은 척박한 북부에 지원을 보내며 진료소까지 만드는 등 여타 다른 왕자나 왕들에 비하여 선군으로써의 행보를 착실하게 걸었는걸요.
혹시... 누군가에게 협박이라도 받고 있는 것일까요?
유상아:차림새를 보아서는 기사단의 그것도 아니고, 아무리 봐도 일반 백성분들 같은데. 제가 보호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말씀 주시지 않으면 저는 알 수가 없어요. 제가 지켜드릴 테니 속 편하게 말씀 주세요.
애초에 일반 백성이 왕성에 손쉽게 침입할 수 있는 것인가요?
손쉽게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백성들은 누군가의 계락에 의해 이 장소에서 당신에게 창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병사 한 명이 창을 바닥에 떨구고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한 명을 시작으로 방 안의 모든 병사들이 창을 떨군 채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상황을 종결시키면 병사에게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병사:그것이… OO 님께서 공주님이 왕이 되는 것은 보지 못하겠다며 반역을 꾀하셨습니다. 그분은 바로 전하를 치러 가셨을 것입니다. … 공주님을 보고 알겠습니다. 왕은 공주님이 되셔야 해요.
OO이라면 왕의 측근이었던 부유한 귀족의 이름입니다.
병사들은 술렁거리며 설명한 병사의 말에 동조합니다.
그리고 하나둘씩 입을 모아 당신에게 귀족을 막으라고 말합니다.
병사: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전하께서 죽기 전에 그를 막으러 가야 합니다.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공주님뿐입니다.
유상아:감사합니다, 믿고 기다려주세요. 다들 이따가 조사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이 방안에서 일단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바마마의 방쪽으로 달려갑니다.)
당신은 그 말을 듣고 왕의 방을 향해 이동하려 하면, 신고 있는 구두의 굽과 드레스 자락이 걸립니다.
유상아:(구두를 벗어 던지고 드레스를 악력으로 밑단을 찢어내려 합니다.)
(근력 롤 굴려야 하나요?)
구두를 집어 던진 채 맨발로 왕의 방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부스러기들이 발에 박혀 붉은 자국을 내고, 찢긴 드레스 자락은 점차 헐어갑니다.
하지만 당신이 무시당해온 과거에 비하면 이 정도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신은 멈추지 않고 달립니다.
달리는 중간 귀족의 사병들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두 번은 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으나 한 번은 반드시 회피해야 합니다.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7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지막 한 번은 회피 롤 굴려 주시기 바랍니다.
유상아:회피기준치: | 50/25/10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병사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왕이 있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사람들의 살갗이 녹아 여기저기 신음을 내뱉으며 쓰러져있습니다.
당신은 이것을 쓴 사람이 누구일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를 떠올리고 정면을 바라보면, 아니나 다를까 마녀가 왕의 앞에 있습니다.
한수영:왔어? 나의 사랑스러운 공주님. (왕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에 힘을 살며시 풀어내어 고개만을 틀어 유상아를 바라본다.) 널 위해 마지막 숨을 끊지 않고 있었어. 뭐 죽는다면 어쩔 수 없고. 그때 말했잖아. 내가 왕을 죽여도 된다고. 그치?
당신의 지혜는 그녀가 미쳤다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유상아:그건 맞지만, 네. 유감은 지금도 역시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지는 설명이 필요할 거 같아요,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런데, 당신의 아비는 그녀의 삶을 박살 냈습니다.
마녀는 지금처럼 왕의 목을 졸라 한 번에 죽였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한수영:유감이 없다니 다행이야. 역시 공주님은 그렇게 말할 줄 예상하고 있었어. 무슨 일이기는 … 보는 대로 내가 일사천리로 해결해 준 거지.
유상아:이렇게 간단하게 죽여버릴 수 있었으면서. 왜 저를.
제가 없더라도 이렇게 일사천리로 해결할 수 있으셨던 거 같은데요.
한수영:내가 예전에 말한 적 있었잖아. 유상아.
유상아:물론 탓하는 게 아니에요, 수영 씨. 저는 단지...
네?
한수영:난 왕을 미치도록 증오해. 날 마녀로 만들었으니까. 왕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벌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해봤어.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었어. (입가를 틀어올리며) 기억나?
널 처음 만났을 때, 말했던 건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친절을 베풀어 다시 한번 말해줄게.
한수영:왕국의 소외된 공주님. 당신이 이 버러지 같은 왕의 자리를 찬탈한다면, 그보다 멋진 복수가 있을 수 있을까요? 봐, 이 사람은 지금 나에게 목을 졸리는 것보다 공주님이 왕위를 차지한 다는 것에 치를 떨고 있잖아. (몸을 반쯤 비켜선 채로 왕의 얼굴을 유상아에게 보여준다.) 부녀상봉하니 좋지? (장난스러운 말투로 왕에게 묻는다.)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녀가 처음 당신에게 말했던 것에 의하면 이해관계 하에 왕권을 설립하기로 했으니까요.
다만, 갑자기 왜? 이렇게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있던 건가요?
유상아:(어쩐지 조금 싸늘해진 눈빛으로 제 아버지를 내려다 봅니다. 그리고 시선을 천천히 올려 수영 씨를 바라봅니다.) 보름달이 세 번 뜨기 전에 행하신다 하였죠. 이렇게 빠를 필요가 있었나요? 질책하는 게 아니에요, 단순하게 궁금해서 그런 거니까.
한수영:음, 그냥. 변덕이야. (왕의 목을 조금 더 쎄게 조르며 말을 잇는다.) 별 이유 없어. 뭐, 놀랐지? 내 깜짝선물 어땠어?
당신의 아비는 또렷하게 당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유상아:예상했던 일이라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지만 재회하자마자 이런 모습을 보니까 서운하기는 해요. 그 전에 와서 언질이라도 해 주시지... (왕의 얼굴을 외면합니다.)
단 한 번도 당신을 의식하지 않았던 그, 어리석고 무능한 왕.
그런 주제에 입은 뚫려있는지 바락바락 소리를 지릅니다.
왕:어딜 감히 계집이 내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감히 마녀의 편을 들어?! 그래, 너 따위가 여기까지 올라온 게 이상했어.
마녀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었다고! 하하! 너는 마녀에게 홀린 거다.
유상아. 내 딸아. 기회를 주마, 얼른 이 마녀를 죽여...! 컥! (목이 졸린 채 한수영을 노려본다.)
앞뒤가 맞는 말씀을 하셔야죠, 아바마마. 계집이랑 내 딸이 왜 같은 단락에 있으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무슨 기회죠?
다 들어온 권력을 걷어차고 다시 조용하고 참한 인형같은 딸로 돌아가는 건가요?
됐어요, 그런 거. 이제.
수영 씨, 언제 죽이실 거예요?
답지 않게, 자꾸만 시간을 끄시는 거 같아서.
왕:시끄럽다! 마녀의 말을 들어 왕이 되어봤자 너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얌전히 치장이나 하며 지내거라, 내 좋은 남편을 소개해 줄 테니까!
왕은 죽음의 앞에서 비굴하면서도, 자신의 삐뚤어진 신념을 놓지 못한 듯 헛소리를 내뱉습니다.
어쩜 이렇게 어리석게 말씀을 뱉으시나요?
아무래도 미치신 거 같은데 빨리 편하게 보내드려요. 수영 씨.
한수영:안 그래도 이 아저씨 돼지 멱따는 소리 근접한 장소에서 들으니까 기분 엿 같아지려고 해. (왕의 입을 틀어막는다.)
유상아:수고했어요, 그래도 이건 너무 소란스러워요. 수영 씨. 다음부터는 언질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수영:내가 보내주고 싶은데 …난 의리 있는 마녀거든? (눈가를 휘으며 유상아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왕을 발로 찬다.) 네 손으로 죽여. 그리고 왕좌에 직접 올라가는 거야. (유상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유쾌한 목소리로 말한다.) 마지막을 장식해 줘. 왕.
유상아:저한테는 들고 온 무기가 없는 걸요? 마지막을 장식해 드리고 싶어도 가져온 게 없어서 하지만 발길질만 해대기에는 영 폼도 안 나고, 어떻게 해야 하죠?
한수영:마지막은 화려한 법이지. 서운하기라도 했어? 알았어, 다음부터는 언질이라도 해줄게. 오늘 같은 이벤트 앞으로 없을 테니까. (유상아의 볼에 살짝 입 맞춰주며 도망치려는 왕의 다리를 발로 꾹 누른 채) 내가 왕가의 보물을 가져온댔잖아?
왕가의 보물 얘기에 왕은 눈을 동그렇게 뜨고 발악하기 시작합니다.
마녀는 골치아프다는 듯이 왕의 머리를 발로 차고는 말을 잇습니다.
유상아:아무래도 우리 왕가는 대를 이을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그렇죠? (입맞춤을 받고 수줍은 듯이 말합니다.)
그랬었죠.
마녀는 손짓을 하더니 당신의 앞에 검 하나를 움직여 보냅니다.
검은 몸체에 붉은 무늬가 새겨진 모독적인 검.
한수영:왕가의 대는 나중에 생각할 일이고. 뭐, 이 칼이 악마가 남자에게 준 '힘'의 검이야. 공주님이 그 검을 든다면 천하를 얻을 수 있겠지. 공주님.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겠어?
깊이를 알 수 없는 칠흑의 칼날에는 당신의 얼굴도 비치지 않습니다.
유상아:지능기준치: | 99/49/19 |
굴림: | 8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검을 손에 쥐면 당신이 과실을 섭취했을 때처럼 한순간에 강한 힘을 얻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힘은 양날의 검이 되어 당신을 짓누를 거예요.
세상의 이치를 알아버린 당신이 모독적인 검을 손에 넣는다면 당연하게도 짙은 광기가 찾아오겠지요.
신에 범접하는 강한 힘과 지혜를 모두 갖춘다면 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서있는 공주님은, 당신 자신일까요?
저기 저 빛을 잃은 눈을 한 마녀와 같은 족속이겠지요.
“강철 손 위에 벨벳 장갑을 낀 공주님, 야망을 숨기지 말아요.”
“세상의 추악함을 깨닫고 강한 힘을 취하세요.”
“손을 뻗어요, 악을 쥐어요. 평범한 왕이 되는 것은 시시하지 않나요?”
유상아:검을 안 받고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무래도, 그 검은 제 것이 아닌 거 같아서요.
유상아, 당신은 검을 손에 쥐지 않을 겁니까?
달콤한 목소리가 끊기고, 마녀는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쉽니다.
한수영:어쩔 수 없네. 나를 버린 이 세상을 전부 부수고 싶었는데, 공주님이 지키길 원한다면 내가 봐주도록 할게.
꼭 떠날 것처럼 말하니까 불안하네요.
마녀는 대신해서 칼을 쥔 채 왕에게로 무릎을 꿇습니다.
어차피 마녀가 당신의 편에 있는 이상 왕위는 당신의 차지입니다.
한수영:(싱거운 미소를 흘리고는) 내가 언제 떠난다고 했어? 난 이제 갈 곳도 없는데 보낼 마음이라도 들었던 거야? 걱정 마. 난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 거야.
왕은 내가 죽여?
유상아:그래도 수영 씨는 능력이 좋다 보니까 이 정도 왕국 떠나는 것쯤이야 미련 없을 거 같이 굴어댔어서 그런지.
그래요, 아니면 같이 죽일까요? 제 즉위식이 끝나고 나서 공식적인 처형일자를 잡아도 좋고요.
나라를 궁핍하게 하고 어지럽게 보살핀 대가로, 국민들 앞에서 처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 옆에서 맛있는 레몬 마들렌을 먹으면서 다음 회의에 들어갈 개정할 법안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좋구요. 수영 씨 저번에 보니까 레몬맛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 아무튼, 어떡할래요?
한수영:내가 미련이 있는 건 지금 내 눈앞에 존재하는 데. (칼에게서 손을 떼어낸 채 유상아를 꼭 끌어안는다.) 내가 널 두고 어디를 가겠어? … 폐위된 왕이 중요한 게 아니지. 유례없는 성군이 될 존재인데 이렇게 쉽게 죽여주기엔 아쉬워. 상아 말대로 국민들 앞에서 처형하는 걸로 할까?
레몬맛이 상큼해서 스트레스 받은 게 단번에 날아가잖아. 원한다면 왕도 줘야지. (포켓에서 레몬 사탕 한 개를 꺼내어 유상아의 입에 밀어 넣어준다.)
유상아:(등을 천천히 토닥여주며 마주 웃습니다. 입안에 들어온 레몬맛 사탕을 굴리며 약간은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잇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해요. 굳이 손에 더럽힐 이유는 없죠. 유례없는 성군이라뇨, 아직 한치 앞도 모르는데. 그렇게 띄워주시면 창피한데,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한수영:(손을 뻗어 유상아의 입에 부드럽게 입을 맞춘 채 해사하게 웃는다.) 말하는 게 왜 이렇게 어눌해? 한 치 앞을 모르더라도 여태까지의 행보를 본다면 충분히 잘 해낼 거야.
당신의 말대로 왕은 곧 뒤따라 온 기사들에 의해 포박됩니다.
언제 소동이 있었냐는 듯 일상은 서서히 복귀됩니다.
왕국은 탐사자라는 전례 없는 성군을 얻었습니다.
백성들은 평화 안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당신을 칭송합니다.
당신은 한없는 지혜로 최선의 정책을 펼치며 평화를 이룩합니다.